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독준 May 19. 2021

수모의 값

#1

 "서비스(Service)"에 대한 전설적인 삼행시를 하나 알고 있는데, 간결하지만 너무나 강력해서 기억하고 있다.


서: 서러워도

비: 비참해도

스: 스마일^^


 서비스 업종, 감정노동 등을 행해야 하는 직종에의 비애가 느껴지는 명(名) 삼행시가 아닐 수 없다. 회사란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는 곳이다 보니 각종 갑질은 특정 서비스 직군이 아니어도 어디에서나 빈발한 것이 사실이다. 다년간의 노비 생활 중에 수모를 당한 적도 많았다. 괜히 문화 개선 캐치프레이즈에 "당신의 가족이라 생각해봐라, 당신의 딸이나 아들이라고 생각해봐라"하는 말이 들어가는 게 아닌 것이 이런 문제 상황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2

 나는 월급에는 수모의 비용, 수모의 값, 수모의 대가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근로를 제공했으니 급여의 전부가 해당하지는 않지만, 그중 일부는 정말 수모를 견뎌냈기에 얻어낸 것이다. 그렇기에 젊은 지금 때에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또 수모를 당해가면서 얻어낸 돈이 나는 꽤나 소중하다.


#3

 와신상담을 하기 위해서, 급여를 전부 수모의 대가라고 생각하면 돈을 Tlqkf(비속어이다) 비용으로 많이 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탕진하는 대신 열심히 돈을 모아서 해야 할 일은 아래의 예시들이 있겠다.


- 모아서 투자를 진행한다 -> 근로소득 외의 자본소득을 얻음으로써, 회사의 영향력을 약화시킨다

- 모아서 창업 자금/부업 자금을 만든다 -> 회사가 내 그릇보다 작다면, 독립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 능력 개발의 자금으로 사용한다 -> 이직이나 커리어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독립 옵션을 고려하는데 중요


 어느 정도 스트레스 해소에 돈을 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결국 스트레스 해소에 지나지 않을 미봉책 대신 환경 자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근로소득은 결국 한계가 있는데(정년 또는 그것보다 짧은 기간), 현재에는 비록 쥔 것이 몸과 몸에서 발생될 근로소득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소득-소비=저축"에서 저축을 늘려가야 근로소득 외에 나를 위해 일하는 돈의 무리가 생기고, 이 중 일부를 활용해서 내 능력을 기르기 위해 교육비로 활용될 수도 있으므로 저축을 늘려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욕을 해봐야 공허하고 누워서 하늘을 대고 침을 뱉는 짓과 같다. 에너지를 헛되이 쓰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상황이 바뀔 리가 없다. 팔자 좋게 나를 구원해 줄 누군가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인생은 드라마 같지만 드라마는 아니니까. 주인공이지만 대우가 좋지는 않으니까. 그러니 수모의 값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회사에 마음에 들지 않고 불만이 있다면, 최대한 그 마음을 간직해서 이직을 하거나 창업을 하거나 부업을 해나가며 회사가 쥔 생계에 대한 영향력을 낮춰나가자. 이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열심히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다. 나도 그것을 목표로 열심히 지출관리를 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조금씩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시원하게, 우리를 열 받게 해온 자들의 면상에 사직서를 던질 수 있도록 해보자. 매우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돈을 통제하는 즐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