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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May 26. 2021

스스로 쟁취하는 삶

#1

 나는 먹방은 매우 좋아하지 않지만, 쿡방이나 쿡방을 겸한 먹방은 좋아한다. 원래는 너튜브의 구독 버튼도 누르지 않았었는데 어떤 크리에이터를 구독하고 나서는 꽤나 많이 구독 버튼도 누르게 되었다. 이 유튜버는 직장인인데 취미로 자신이 먹고 싶은 요리를 꾸준히 올려서 현재 수십 만의 구독자가 있다. 지금 확인하고 오니 100만은 아직 아니지만 꾸준히 하면 시간문제이니까.

 내가 구독하고 약간 뒤부터 미친 듯이 구독자수가 늘었다. 이른바 "알고리즘의 선택"이라는 현상인데, 자기만의 콘셉트가 있으니 끗발이 사라지지 않고 확실한 도움닫기로서 역할한 것으로 생각한다. 한동안은 주로 자기가 직접 요리하고 혼자 소감을 말하는 식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친구나 지인들을 초대하거나 해서 자신이 만든 음식을 가지고 홈파티 등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와 나도 저런 친구/지인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 댓글들도 그런 반응이 많다.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내게 부러움은 잠시였으며 그새 냉정함을 찾았다. 물론 저런 친구나 지인이 있으면 행운일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행운이다. 운이 좋게 로또가 되길 바라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더구나 인생의 티어 역학 상, "잘난 친구/지인"이 주변에 있으려면 본인도 "잘 나갈 것"이 뒤따르는 법이니까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그래서 나는 먼저 내가 행동하고 실천해서 쟁취하는 길을 걷길 바란다. 그리고 그 길은 지금 잔뜩 언급했던 크리에이터도 언젠가 소감으로 들려준 적이 있는 것이다. 기다리는 것보다는 해나가겠다는 것을 관철한 끝에, 이미 그는 계속 직장인을 할 것이지만 반은 연예인 정도의 인지도를 얻어가는 중이다. 장르는 다르겠지만 그 크리에이터를 언젠가 만나고 싶다면, 그와 운 좋게 친구/지인이 되거나 인연이 닿는 것보다 내가 성공하면 기회는 더욱 많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2

 어떤 유명 작가가 광고에서 말하길, "작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가 아니라, 작가가 되어야 하는 한 가지 이유가 자신을 작가로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아는데, 국내 소설을 잘 읽지 않는지라 그 사람의 책에 대한 감상은 없지만, 저 말만큼은 꽤나 마음에 들어서 자연스럽게 외워졌다.

 내 주요 분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부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내 미래를 낙관하긴 어렵다. 아마 전혀 그럴싸하다고 여겨지지도 않겠지만, 나는 남의 시선이나 생각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기 때문에 그건 알바가 아니다. 어떻게 생각되든지 내게 영향을 주지도 않으니까.

 그렇다 보니 주변에는 이미 "부자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에 설득당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내가 속한 환경 자체가 날아다니는 환경이 아니라 지하로 기어 다니는 환경이니 당연하다. 부자가 돼서 돈 펑펑 쓰면서 놀고 지내고 싶긴 하지만 확실히 그런 마음으로 부자가 되기는 분명 쉽지도 않다. 결국 손에 들어오는 건 불만족스러운 기본급뿐인데 당연히 부자가 될 수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그것을 자포자기해서 현실로 만들게 될 것이다. 자기 충족적 예언의 완성이다. 물론 전혀 쉽지도 않고 가능성도 낮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서 포기해버리고 살면 인생이 지옥이 되는 것을 경험해봤기에 감히 나는 부자가 되는 미래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조용히 내 갈 길을 걷는 중이다.


#3

 얼마 전에 어떤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동료에게 말을 했는데, 내가 꽤나 비용에 대해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이 벌벌 떠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한 달에 만 원 가지고 뭘" 같은 반응이긴 했는데 여기에서 항변 아닌 항변을 하자면, "떤다기보단 신경을 썼다" 정도로 정정하고 싶다. 나는 구독 경제가 굉장히 무섭고도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고(꾸준한 현금흐름의 강점) 그걸 써서 내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내 지갑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기지 않은 것일 뿐이다.

 항변이라고 해도 어차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급발진해서 제가 지금 돈이 얼마가 있는데 이건 다 한 달에 만 원도 벌벌 아껴서 된 거라고요! 이런 광기 어린 전개를 할 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지 않으니까. 그저 브런치에 어느 정도 활용할 에피소드랄까, 그런 걸로 마음의 상처를 입기엔 내 지출관리 시스템 및 마음가짐은 튼튼해서.


#4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그 마음의 여유가 무엇에서 왔는지는 저의 브런치 북을...) 인생이 고통스러운 것이 완전히 바뀌진 않지만, 총 맞은 것 같은 것에서 약간 긁힌 것 정도로 약화된 것은 사실일 것이다. 열심히 지출관리를 해서 내게 충성하는 자산을 조그마하지만 이뤄두었고 나는 두목의 나라에서 일하고 자산들은 금융시장에서 활동한다. 두목의 나라를 관찰하면서 얻은 것들은 언젠가의 내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이때 금융시장에 보내 놓은 내 조그마한 자산이 활약할 때가 다시 올 것이다. 그렇다 보니 아직도 상황은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우울하거나 낙담하고 있지 않다. 겉보기엔 변변찮게 지내겠지만 나는 아주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5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이 당연히 불완전하지만 일부분이 조금씩 옮겨지면서 어떤 것으로 뭉쳐져 간다. 내 생각일 수도 있고 내 의견일 수도 있고 나와 관련된 사실일 수도 있고 다양하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나도 의욕 없이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글도 썼었다. 그리고 주변에도 비슷한 상황인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결국 불가능에 가까워 보여도 그런 그럴싸한 명분(불가능)에 매몰되는 순간 삶은 지옥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희소한 것들은 대부분 불가능에 가깝지만,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고 포기하는 순간,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진다(=불가능한데 뭘 함). 그러니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래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기로 결심했고, 내가 원하는 것은 직접 쟁취하기로 했다. 그래서 부자가 될 거고, 글도 더 잘 쓰게 돼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개척할 것이고, 저 크리에이터도 언젠가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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