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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May 27. 2021

적당히 취업하기 2: 조사와 느낌

정보조사와 당신의 직감

 적당히 취업하기 1편에서는 최대한 접촉 전에 파악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강조를 하기 위함이었고, 2편에는 그렇게 선택한 회사에 실제로 갔을 때 최대한 빨리 파악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글을 남겨둘까 한다.


1. 조사: 포지션의 상황


 포지션의 상황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하겠다. 회사의 인원 충원을 단순하게 보면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순전히 사람을 더 뽑는 상황이고, 두 번째는 누군가가 나가기 때문에 사람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첫 번째는 포지션의 상황이 긍정적이라면, 두 번째는 경계를 해야 한다.

 먼저 순전히 사람을 더 뽑는 상황이라면 업무 부담이 N 분할에서 N+1 분할로 되는 형태를 의미하므로 충원에 의해 생긴 여유를 통해 회사가 체계나 시스템을 다듬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점수를 준다.

 하지만 순전히 사람을 더 뽑는 일은 별로 없고 "누군가가 나가기 때문에" 당신이 채용된 것이라면 매우 경계해야 한다. 사전 조사로 확인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치명적인 결점이나 문제 사유가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잘만 다니던 회사를 자신의 야망이나 하고 싶은 것이 생겨나서 퇴사하는 자들보다는 죽거나 미치기 직전이라서 비상 탈출하는 심경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개 인수인계는 그 나갈 "누군가"에게 받게 될 텐데 이 존재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캐내야 한다. 상대방은 수월하게 나가고 싶어 한다. 따라서 최대한 회사의 단점을 숨기거나 거짓말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죄책감은 있기 마련이니 어느 정도 달래 가며 최대한 정확한 팩트를 체크하고 그 사람이 나가는 진짜 이유를 알아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은 채로 그 누군가를 그냥 떠나보낼 경우 독박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상대를 안심시키며(영구적인 원한을 사지 않으려면 캐낸 정보는 자기만 활용하고 회사에 들리지 않게 하자)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당신이 감당 가능한 문제점이라면 다닐 만할 것이고(적당히 취업하기 1편에서 조사된 결과가 검증될 것), 감당 불가능한 문제점이라면 빨리 탈출하자.

 추가로 인수인계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당신을 괴롭게 할 회사니까 이것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인수인계 기간이 짧은 경우가 내포하는 숨겨진 진실들은 1. 인력 충원에 미온적이라 골든 타임을 놓치거나 2. 뽑아놓고 인수인계를 받은 당사자가 금방 도망가서 다시 뽑았기에 시간이 소진된 경우와 같이 답답한 것들이다. 아무리 그래도 상식적인 경우라면 퇴사 1달 전에 의사를 밝혔을 텐데, 당신이 입사했는데 전임자가 일주일 뒤에 퇴사한다면? 대충 1~2주는 미적대면서 시간을 날렸고 1주일 동안은 당신 전의 누군가가 인수인계를 받다가 견적을 내서 도망간 상황일 확률이 높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 당신에게 업무를 인계해줄 사람은 이미 퇴사했고 그 사람이 남긴 출력물 쪼가리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냥 빨리 도망가라.


2. 느낌: 회사의 분위기. 당신의 직감을 믿어라

 

 1번만큼 중요한 것인데, 스스로 관찰한 회사의 분위기를 가지고 본인의 직감을 사용해서 이곳을 다닐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시대가 좋아져서 많은 사전 정보를 얻고 취업에 임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 번 보는 것이 백 번 듣는 것보다 낫다는 말은 진리에 속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일단 타인의 의견이나 정보보다 스스로 보고 판단한 것을 믿어볼 타이밍이다. 시설의 상태라든지, 사람들의 관계라든지, 사무실의 분위기라든지 다양한 것들에 대한 종합 판단을 하고, 만약 이상하다면 빨리 도망가면 그뿐이다. 그리고 아마 그 감은 맞을 것이다.

 내가 언제나 취업을 하려는 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신을 최우선시하고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했을 때 아니다 싶으면 아닌 것이니 망설일 필요는 없다. 또한 자신의 육체나 정신을 깎아먹으면서 돈을 벌어봐야 결국에 치료비로 고스란히 나갈 테니, 아니다 싶은 곳은 빨리 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니 자신을 서서히 죽이는 것과 같은 회사는 뒤도 돌아보지 말자.


3. 소감

 올해 두목의 나라에서 4명 정도의 경력직이 총 9일 정도 있다 나갔는데(회전문식 입사&퇴사), 이런 사람들은 아마 여기가 보여주는 광기를 바로 감지하고 빨리 거른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들의 판단력이 평균 이상이었다는 것의 훌륭한 증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가 아니더라도 회사야 대한민국에 엄청 많으니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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