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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Jun 17. 2021

결단의 시기가 왔다

계속 이대로 살지, 인생을개척할지

#1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모르는 사람이 불특정 다수를 모아서 단체 카톡방을 열었다고 하자. 직후 안물 안궁의 개소리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사실 이미 원하지 않는 초대를 받은 시점부터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빨리 나가거나 욕을 뱉으며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다. 그 사람은 사람들을 잡아둘 만한 영향력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의 성격상 쌍욕을 해주며 방을 나오고 차단을 해버렸다고 하자.


   모든 조건은 같은데, 저 행위의 주체가 내가 다니는 회사의 창립자라든지, 내 상사의 상사라든지, 내 팀장이라든지, 내 선임이라고 해보자. 당신은 당신의 성격대로 쌍욕을 해주며 방을 나와서 단체 카톡방을 만든 사람을 바로 차단시켜버릴 수 있는가?


   이 경우 성격대로 할 수 있으면 크게 2가지에 해당할 것이다. 첫째, 진정한 자신만의 길을 걷는 자. 뭔가 준비가 되어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자기 소신껏 사는 사람일 경우이다. 둘째, 그 어떤 보복이 뒤따르더라도 이미 준비가 잘 되어 있기에 후환이 없어서 자기 소신을 펼 수 있는 사람일 경우이다.


   회사가 아니더라도 비슷하다. 나라의 통치자에 대한 욕은 압제가 일어나는 곳이 아니라면 아주 흔한 일일 것인데, 공직에 있는 사람이 대놓고 그런 일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지? 거의 없다. 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뉴스가 나고 무시무시한 페널티를 받게 된다. 그러니까 알아서 사리는 것일 뿐이다. 이런 경우에도 공직 같은 것을 유지할 생각이 없다면 "자기 소신"껏 하고 옷 벗으면 그만이지만, 그런 사람들은 비범성을 가지고 있을 테니 이런 소시민 이야기에 어울리지는 않는다.



#2

   위에서 간단히 언급한 비범성을 가진 경우가 아니며, 미리 일터에서 잘리든 말든 나는 상관없다는 식의 대비가 된 자가 아니라면 저런 일이 있을 때 그저 계속 미친 소리를 할 수 있는 단체 카톡방에 남아있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어휘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이것은 선택이다. 저 이야기에서 내 두목이 자주 자기 관심사를 주절주절하며 정말 살면서 1mg도 궁금하지 않았던 것을 잘난 척 떠들게 하고 나는 그것을 용인해주는 것을 나는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용인해주는 것을 내가 선택한 것이다.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하면, 내가 다니는 중소기업은 엉망이므로 그저 급여 only이다. 급여를 받기 위해 저런 만행을 해도 가만히 있는 것이다. 정확히는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고 불쾌함을 애써 참고 있는 것이다. 저기서 난동을 부리면 기분은 풀리겠지만 당장 급여를 받기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까 더러워도 참는다는 식인데, 이게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고, 두목을 욕함으로써 해결될 일도 아니다.



#3

   "발본색원"이라는 말을 아시는지? 뿌리를 뽑고 원천을 막는다는 고사성어이다. 이 경우의 발본색원은 무엇일까? 저런 짓을 벌이는 두목이 있더라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며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는 정신적 경지에 이르는 것일까? 아니면 두목을 뒤에서 규탄하고 흉을 보는 것을 통해 두목의 아둔함을 널리 알리면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되는 것일까? 아니다. "두목이 짜 놓은 이 판에서 빨리 탈출하는 것"만이 진정한 발본색원의 길이 된다.


   두목 또는 상사가 자기 맘대로 난동을 부릴 수 있는 이유는 내 급여를 직간접적으로 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이야기했듯이 아예 아무 상관이 없는 관계 거나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경찰청장을 욕하는 경찰공무원이 존재한다면 참 쉽게 제거될 것이다)가 아니라면 개인의 소신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상관이 되어 있고, 의존이 되어있기 때문에야말로 우리에게 해를 끼쳐도 우리가 가만히 있는 선택을 하게끔 유도되기 쉽고, 결과 자신의 소신이 꺾이는 것이다.


   두목이 짜 놓은 이 판에서 빨리 탈출하려면, 의존적인 관계를 타파해야 한다. 이론상 매달 현재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큼 소득을 있게 한다면, 회사를 탈출해도 금전적 In & Out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럼 답은 나와있다. 회사에서 받는 것이 아닌 다른 루트로 소득이 월급만큼 들어올 수 있게 한다면 회사를 다니느냐 마느냐는 온전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대비가 되어 있으니, 시원하게 쌍욕을 날려주고 차단을 할 수도 있겠고, 2배가 된 소득흐름을 보며 조금만 더 참아볼까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회사를 통하지 않고 소득을 월급만큼 번다는 것이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인데, 나는 일련의 글을 통해서 그 방법을 논하기보다는 왜 이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지에 대해 글을 쓸 생각이다. 애초에 시중에도 널린 것이 경제적 자유를 위한 길이고 각자 공부해야 한다. 나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과 별개로 내가 회사에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저것이 단지 경제적 자유만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기에 그것에 대해 내 사례와 생각 등을 쭉 적어 볼 것이다.


   따라서 썩 기분이 좋은 글은 아닐 것이지만, 제1독자인 나와 여러분들이 도발에 걸려서 내게 한 방 먹이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면 이 글들의 목적이 달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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