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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Jun 18. 2021

스타벅스 유리병 모카를 마시면서

   내가 다니는 구내식당에서 식권을 몇 가지 조합의 음료들 또는 음료와 샌드위치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샌드위치는 편의점에서 파는 것 중에 가장 열등한 것 수준이라 나는 음료를 고른다. 음료가 여러 종류인데 기왕이면 비싼 걸로 고르려는 마음이 있어서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모카를 꼭 하나는 고른다. 음료를 2개 고를 수 있는데 커피 2개를 고를 수는 없게 되어있어서 나머지 하나는 다른 것을 고른다.


   어젯밤에는 "포리얼" 선생의 "천 원짜리 펜을 만원에 파는 방법"이라는 썸네일 유튜브 영상을 봤다. 프로덕트 셀링과 밸류 셀링에 대한 이야기였다. 썸네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밸류 셀링이라는 것이 요지이다.


https://youtu.be/fiwEGvhTy7o

   댓글에 좋은 정리가 되어 있었다. 영상에도 나오지만 내가 제공할 수 있고, 내 경쟁자는 제공할 수 없으며, 고객이 원하는 것에, 가치를 더해서 팔라는 것이다.


   스타벅스 카페모카로 흐름을 돌렸을 때, 사실 나는 미각이 섬세하지 못하여 달달한 커피 향이 나는 액체에 대해 대부분 비슷비슷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나와 같은 수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하향시키려는 의도는 1mg도 없지만, 거진 상향 평준화된 커피 음료들을 맛만으로 구별해내거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독단적으로 생각해본다. 아주 단순하게 이야기를 만들면 일단 커피 음료들은 내용물 자체는 비슷비슷하다고 간주해볼 수 있다.


   구내식당에 커피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어찌 되었건 커피는 1종류 고르는 것이 가능하다. 자세히 검색을 해보진 않았지만 그곳에 구비되어 있는 커피 중 편의점에서 사자면 제일 비싼 것이 스타벅스 로고가 들어간 유리병 모카커피이다.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그렇고, 내 무의식 속에서도 같은 것을 내고(식권) 고를 수 있다면 당연히 스타벅스 유리병 모카커피를 고르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듯이 나는 행동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맛 구분도 잘 못한다. 하지만 같은 기회로 가장 비싼 것, 가치 있는 것을 고르고 싶어 하는 것이 내가 스타벅스 병 모카커피를 고른 이유 이리라.


   요즘은 친환경이 화두인지라, 라벨 제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스타벅스의 초록색임이 분명한 "에코 탭"이라는 것이 붙어 있다. 여기를 잡고 떼면 쉽게 라벨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이 글을 쓰고 싶어 졌던 것이다. 같은 내용물이 이어도 라벨을 제거하고 다른 라벨을 붙인다면 스타벅스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가 아니라면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영상에서도 그렇고, 병에 붙은 라벨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내가 두목의 그늘을 벗어나서 자립 생존할 수 있는 방향도 분명 이것에 있을 것이다. 어떻게 내 가치를 높일 것이고, 어떤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즐거운 고민을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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