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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현 Jan 08. 2021

아무도 여기가 아유타야란 걸 모를 거야

#방콕일기 3. 아유타야 뷰 카페 PRANG VIEW  Ayutthaya



아유타야 뷰를 품은
PRANG VIEW Ayutthaya


아직 가보아야 할 그리고 가고 싶은 사원은 산더미 같이 남아있었지만 조금만 더 움직이면 더위 먹고 쓰러질 것 같아 조금 쉬기로 했다. 오는 길에 봐 둔 카페가 있어 그곳에 가려다 마침! 길 건너에 카페를 발견해 목적지를 바꿨다. 카페의 이름은 <PRANG VIEW Ayutthaya>.



들어선 순간 일동 감탄! 시원한 것도 시원한 거지만 들어서는 순간부터 인테리어가 너무 좋았다. "이건 아유타야의 느낌이 아니다."라고 몇 번을 얘기했다. 방콕 내에 있는 많은 카페를 보고 가봤지만 그곳들보다도 훨씬 좋았다. 널찍한 내부에 비슷한 톤의 나무와 라탄 가구가 놓여있었다. 햇빛은 또 얼마나 잘 드는지. 커다란 통창 너머로 <왓 마하탓>와 <왓 라차부라나>의 흔적이 보였다. 심지어 아유타야 뷰라니.

아유타야 사원의 연장선으로 그러한 느낌이 물씬 나는 현지 카페여도 좋았을 테지만, 생각지도 못한 현대적인 카페여서 더 신선했다.



거기다 식사류도 팔잖아! 배고팠는데 잘됐다! 음료와 음식을 주문하고 더위를 식히며 카페를 구경했다. 다시 한번 "아무 말 안 하면 아무도 여기가 아유타야란 건 모를 거야."라 생각했다. 아쉽게도 음료, 음식 모두 맛은 없었다. 시각적인 것에 모든 걸 쏟아부은 건가. 뭐 맛과 인테리어 모두 별로인 곳도 있는데 여긴 하나라도 잡았으니 만족한다.


이 작품 정말 갖고 싶었다.


배도 부르고 더위가 가시니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아쉬워졌다. 몇 시간을 날아온 방콕에서도 또 몇 시간을 달려야 올 수 있는 게 아유타야인데. 내가 좋아하는, 오늘은 아직 가지 못한 사원이 더 남아있다. 시간상 그곳들을 모두 가는 건 무리라 근처에 있는 한 곳만이라도 더 가보기로 했다. 아유타야의 더위에 너무나도 지쳐버린 HD님은 카페에 남아 조금 더 쉬기로 하고 나와 I만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03. 왓 프라시산펫


그리고 그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오래된 유적지를 양옆에 끼고 뻥 뚫린 길을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건 쉬이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햇빛은 여전히 뜨거웠으나 한낮의 그것보다는 조금 수그러진 상태였다. 그리고 애매한 시간이라 그런가 도착한 사원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늘 사람으로 북적이던 곳이었는데.



사원에 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노란 꽃이 달린 나무를 보았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어 그런지 더 낭만적인 그림을 그려냈다. 노란색이 사원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I와 서로 사진을 찍어주곤 잘 나왔다 칭찬을 하며 놀았다. 비록 오랜 시간을 머무르진 못했지만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방콕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선착장으로. 이제 와서 아직 못다 본 사원이 눈에 밟혔다.



맡겨두었던 나의 여권과 자전거를 맞바꾸고 수상 보트에 올랐다. 그러고 보니 태국에선 수상보트를 참 많이도 탔다. 방끄라짜오를 오갈 때, 아시아티크를 오갈 때, 또 <왓 포>와 <왓 아룬>을 오갈 때 그리고 오늘처럼 아유타야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방끄라짜오를 갈 때 타는 수상보트인데 그 시간이 길기도 할뿐더러 내가 좋아하는 곳을 가는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





괜히 급하게 돌아왔다. 언제나처럼 오늘도 기차는 연착되었다. 그래도 전처럼 한 시간 연착은 아니라 다행이다. 그 시간 동안 아유타야 역에 있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카페 안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쉬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자리가 없어 테라스에 앉아야만 했다. 땡모반도 없어 딸기 스무디를 시켰다.



에어컨이 달린 1등급 스페셜 익스프레스를 타고 후아람퐁으로 돌아간다.




내 사랑 오렌지주스


후아람퐁에 도착해서 역 밖으로 나오니 불현듯 <팁싸마이>가 생각났다. 첫 방콕 여행에서 팁싸마이를 가기 위해 후아람퐁에 와 툭툭을 탔더랬다. 친구들에게 저녁 메뉴를 팁싸마이의 팟타이로 (사실은 오렌지 주스로) 바꾸는 건 어떠냐 했고 다들 괜찮다고 해서 바로 툭툭을 잡아탔다. 팁싸마이까지 150바트를 부르길래 흥정 없이 바로 탔다. 어차피 바가지인 게 뻔한데 괜히 적정가 찾아보며 시간 쓰고 기분 상하기 싫었다.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했지만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줄이 길었다. 첫 여행 때나 이 정도였는데. 시암의 쇼핑센터 안에도 분점이 생겼다길래 본점의 줄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기대했으나 전혀 아니었다. 본점에서 먹겠다는 나 같은 사람이 태반인지 시암에 생긴 것은 전혀 영향을 끼친 것 같지 않았다. 대충 30분 정도 서있으면 되려나 생각했는데 정말 딱 30분을 기다려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음식은 빨리 나오는 편이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음식도 느렸다. 뭐 인기 있는 맛집은 어쩔 수 없는 건가. 오늘도 역시! 팟타이보다 오렌지주스가 훨씬 좋았다. 내가 사랑하는 팁싸마이의 오렌지 주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늘 주스의 사진은 찍기 어려운 걸까.) 익지 않은 숙주가 싫어 다 빼내고 먹었다. 어차피 여기엔 오렌지 주스 마시러 오는 거니까.




팁싸마이는 대중교통을 타고 오가기가 애매하다. 나 홀로 여행에선 버스를 타고 왔었지만 그마저도 장렬히 실패했었다. (참고) 그래서 그랩을 타기로 했다. 툭툭은 팁싸마이에서 후아람퐁까지 150바트인데 그랩은 150바트로 호텔 앞까지 데려다준다. 흥정을 하지 않아도! 여기에 언제나 이런저런 이유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할인도 잔뜩 받을 수 있다. 저번 여행에선 150바트씩 두 번 할인을 해줬었는데 이번엔 70바트씩 네 번 할인을 해준단다. 할인을 받아 총 80바트에 편안하게 호텔로 돌아왔다.


2019년 3월 18일

캐논 EOS 6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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