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본일기

뚜벅이 여행자의 츄라우미 가는 날

#오키나와일기 3. 렌트와 투어버스 없이 츄라우미 수족관 가는 법

by 애현



뚜벅이도 의외로 쉽게 갈 수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


부슬비가 내리는 오늘은 <츄라우미 수족관> 가는 날! 우리는 자동차도 빌리지 않았고 (둘 다 면허가 없다), 투어버스도 신청하지 않았다. 렌트 없이 츄라우미에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투어지만 만좌모라던가 다른 곳은 전혀 가고 싶지 않고 오직 츄라우미만 가고 싶었기에 배제했다. 렌트와 투어 없이 츄라우미 가는 법이 정녕 없는 걸까 하고 가는 법을 찾아보니 얀바루 급행 버스를 타면 뚜벅이도 한 번에 갈 수 있단다. 얀바루 급행 버스에 대해 알아본 후 국제거리에서 오전 10시 4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츄라우미에 가기로 했다.



9시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 어제 사다 놓은 컵라면을 먹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10시 5분에 출발! 비 내리는 골목이 예뻐 중간중간 멈춰 서서 사진을 찍어서 그런 건지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까지 사려하니 의외로 시간이 빠듯했다. 하지만 골목이 전부 다 예뻐서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데!



얀바루 급행 버스를 탈 수 있는 버스정류장은 류보 백화점 1층에 있는 블루씰 아이스크림 가게 바로 앞에 있었다. 시간이 빠듯해 바로 찾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금방 찾았다. 국제거리에서 현청을 왼쪽에 두고, 류보 백화점으로 길을 건너면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10시 40분 출발 이건만 시간이 넘어도 오지 않는 버스에 혹시 오늘은 운행하지 않나, 시간이 변동되었나 등의 걱정을 했으나 43분쯤 버스가 왔다. 고작 3분 동안 별 생각을 다 했네. 버스에 탑승하자마자 나오는 표를 뽑고 자리를 잡았다.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우리 호텔 옆에 있는 호텔 앞에서도 멈추더라. 국제거리까지 갈 필요가 없었구나! 그래도 왜인지 국제거리에서 타는 게 마음이 편하단 말이지.


버스비는 내릴 때 낸다. 우리는 2번 정류장에서 탑승, 탑승 후 뽑은 표에 숫자 2가 적혀 나온다. 버스비는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버스 앞 TV 화면에 계속해서 바뀌는 요금이 나온다. 1번 정류장에서 2번 정류장으로 이동할수록 점점 요금이 오르는 방식. 나는 숫자 2 아래 적힌 요금만 보면 된다. 고로 사진 속 위치에서의 내가 내야 할 요금은 220엔.



우리가 타고 온 얀바루 급행 버스. 창 아래 작게 붙어있는 하늘색 버스 모양 스티커와 그 옆에 적혀있는 '얀바루 급행버스 やんばる急行バス'를 꼭 확인하고 타야 한다. 타기 전 기사님에게 "츄라우미에 가나요?"라고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고.



중간 휴게 시간 포함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츄라우미에 도착했다. 츄라우미는 바다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풍경에 감탄하기 전에 배부터 채웠다. 도착하자마자 휴게실로 가서 아까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이라 적었지만 거한 건 아니고 나는 유부초밥, P는 샌드위치. 썩 맛있진 않았으나 너무 배고파서 싹싹 긁어먹었다.



주인공은 오키쨩


도시락을 먹고 츄라우미를 본격적으로 구경했다. 우리는 고래상어를 보러 온 거라 다른 물고기들이 있는 자잘한 수족관은 큰 감흥이 없었다. 그나마 파랗게 빛나는 해파리 정도가 흥미로웠다. 이 해파리도 한 다섯 마리 있었나. 이마저도 사람들이 앞에 붙어서 비키질 않아 무리에서 금방 떨어져 나왔다.



그래서인지 금방 도착한 고래상어가 있는 큰 수족관. 그러나 기대에 비해 고래상어도, 수족관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기대에 부흥하진 못했지만 한 번쯤은 올만하다. 그러니까 내가 여기서 사진을 거의 천장 가량 찍었지. 분명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멋있긴 멋있다. 고래상어 말고 다른 작은 상어들도 있었는데, 이 상어들은 다른 물고기들을 잡아먹지 않는 건가?



고래상어보다 우리의 시선을 끈 건 이 가오리. 가오리의 눈과 입이 (맞는지 모르겠다) 너무 귀여워서 이 모습을 담겠다고 사진을 얼마나 찍었는지. 가오리가 배를 보이며 수족관을 타고 올라갈 때면 여기저기서 귀엽다는 탄성이 나왔다. 그중 우리 비중이 꽤 컸을 듯.



계속 고래상어와 가오리를 보고 있다 보니 어느덧 돌고래 오키쨩의 쇼가 시작할 시간! 2시 30분 공연이데 25분쯤 도착했더니 공연장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겨우 자리를 잡자마자 공연이 시작되었다.



P가 츄라우미에서 오키쨩이 가장 좋았다며 계속 오키쨩 오키쨩 노래를 불렀는데 왜인지 알겠다. 돌고래들이 참 똑똑하기도 하지 이리 점프했다 저리 점프했다 참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태어나서 돌고래쇼를 처음 보는 건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오키쨩에 빠져들어 다음 타임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한번 더 볼까 했지만 시간이 애매해서 포기했다. 아쉬워. 대신 다시 수족관으로 돌아와 고래상어를 조금 더 보다 기념품샵에서 기념품을 몇 개 사들고 나왔다.


버스에 대롱대롱 매달린 고래상어


다시 얀바루 급행버스를 타고 국제거리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되돌아 갔다. 가는 길에 배고파서 간식을 사 먹었는데 맛없네. 하지만 이마저도 안 먹으면 버스에서 내내 주린 배를 움켜 잡아야 했을 거다.



4시 29분 얀바루 급행버스를 탔다. 올 때와 달리 국제거리로 가는 버스는 텅 비어서 맨 앞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올 때랑 비슷하게 두어 시간만 달리면 국제거리가 나올 줄 알았는데 퇴근 시간과 겹쳐 고속도로 위를 한참 달렸다.




국제거리에 거의 다 왔구나 느낄 때쯤. 창밖으로 노을 지는 하늘이 참 아름다웠다.





드디어 국제거리 류보 백화점 도착. 류보 백화점 맞은편 호텔 건물에 있는 초밥집 <야자에몽>에 갔다. 야자에몽은 버스에서 저녁으로 무얼 먹을까 검색하다 찾은 곳으로 '오키나와 초밥집'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온 곳이다. 역시 블로그의 나라답게 손님들의 8할은 한국인들이었다. 다 같은 블로그를 보고 온 거지.



야자에몽은 회전초밥집이면서도 자리에 있는 메뉴판에 먹고 싶은 것을 표시해서 직원에게 넘겨주면 그 초밥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우리 둘 다 양이 많이 줄었음에도 초밥을 좋아하는지라 순식간에 열여섯 접시를 먹었다. 중간중간 먹고 싶은 초밥을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먹다 보니 총 사만 원 정도가 나왔다.



솔직히 맛은 별로 없었다. 초밥을 좋아해서 그리고 배가 고파서 계속 먹은 거지 맛으로 먹은 건 아니다. 오키나와는 섬이면서도 해산물은 별로라더니 정말이구나. 조금 비리기도 했다. 오키나와에서는 스테이크를 먹자!



그래서 마지막 입가심으로는 생선이 아닌 계란말이 초밥을 시켰다. 계란말이가 엄청 커서 보통 초밥과는 다르게 밥이 위에 얹어져 있었다.



이대로 호텔로 돌아가긴 아쉬워 국제거리 기념품샵을 돌아다녔다. 이곳저곳 간 보다가 한 곳을 잡고 쇼핑! 오리온 반팔 티셔츠에 작은 맥주잔 세 개, 큰 맥주잔 두 개, 다섯 개들이 볼펜 두 세트, 마그넷 두 종류, 여기에 스티커까지 전부 오리온 맥주의 굿즈만 샀다. 이때 산 오리온 반팔 티셔츠는 여행 중에도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자주 입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나와 P가 일본에서 제일 좋아하는 편의점인 로우손에 들렀다. 우리가 로우손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 로우손의 PB 상품인 군만두 때문! 일본에 갈 때마다 이 만두를 사 먹는데 어쩔 때는 둘이 4-5봉을 먹기도 했다. 처음 간 로우손에는 만두가 없어 좌절하다가 두 번째 로우손에서 만두를 발견하고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오늘은 가볍게 한 사람당 한 봉만 먹으려 했는데 막상 세 봉만 남아있는 것을 보니 다 사야 할 것 같아 세 봉을 샀다. 역시 로우손 만두는 최고야.


2018년 3월 16일

캐논 EOS 6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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