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촌탐험대 도쿄> @아사가야 로컬매장
부제: 일본의 어느 동네에서 떠올린 세 가지 기억(2)
#두번째_기억 @로컬매장: 8가지의 귤
자취생은 과일을 먹기 어렵다. 여름이면 입에 달고 살았던 수박은 특히나 어렵다. 혼자 먹을 양도 아니고, 사더라도 보관도 어렵고, 먹은 뒤 그 두꺼운 껍질을 처리하는 것도 골치 아픈 일이다. 그래서인지 자취생의 단골 과일은 단언컨대 ‘귤’이다.
귤은 세 가지다.
트럭에서 산 귤,
슈퍼에서 산 귤,
마트에서 산 귤..
그렇다. 단지 어디에서 샀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
귤의 차이는 없다.
귤은 그저 귤이다.
그래도 요즘은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여러 가지 품종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연휴에 내려간 집에서 아빠와 “천혜향은 달긴 한데 신맛이 없어서 아쉽네, 나는 한라봉이 더 취향이네” 와 같은 대화를 나눈 것만 보아도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귤을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매장 간판과 입구 옆에 적힌 '지산지소' ©YANG
집 주인 할아버지를 따라간 아사가야 역 근처 로컬매장은 숙소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입구부터 옆에 ‘지산지소’가 적혀 있는 매장. 지산지소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뜻이다. 그래서 매장에서 다루는 품목들은 모두 근교에서 재배된 농산물이다.
농부의 이름이 적혀 있는 바코드 ©YANG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바코드마다 생산자인 농부의 이름이 적혀있다.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농산물이니 책임과 믿음이 커질 수밖에 없겠다. 심지어 카운터 옆에는 농부들의 얼굴을 캐릭터로 그려놓은 액자가 걸려있다.
농부의 얼굴을 형상화한 캐릭터들 ©YANG
하지만 보다 눈에 띄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다양한 종류의 귤들.
여러 구역으로 나뉜 한 가판대 위에는 크기도, 모양도, 표면도 미세하게 다른 귤들이 쌓여있다. 제각각 다른 농부에 의해 키워진 다른 품종의 귤들. 그 위에는 종류별 귤에 관한 소개 글이 적혀있다. 총 8가지다.
다양한 품종의 감자와 고구마 ©YANG
귤뿐만이 아니다. 감자와 고구마 또한 종류가 5-6가지다. 주인 할아버지는 손가락으로 한 고구마를 가리키며 “이 고구마가 제일 달아”라고 말하신다.
문득 작년에 장수의 어느 사과 농원에서 들었던
전대호 농부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과는 원래 빨갛지 않아요. 일본 사과는 한 상자에 무려 8가지 품종의 사과를 담아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아는 사과는 빨갛기만 할까요?”
그래도 시나노 골드는
요즘 '찾아주셔서'
재배면적을 넓히고 있어요.
생산이 먼저일까?
소비가 먼저일까?
결국은 함께 가야 한다지만
여전히 정답을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