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애진 Oct 01. 2021

내가 갖고 싶은 냉장고와 부엌, 그리고 일상

전시 <냉장고 환상> 후기  

마침 광주에 내려온 김에 류지현 작가님의 작품을 실제로 볼 생각으로 막바지에 찾았던 냉장고 환상 전시.

냉장고 광고에 나타난 당시의 여성상

다른 전자기기들은 점점 작아져가는데 유일하게 냉장고만이 점점 커지고 세분화되어 간다. 냉장고 없던 시절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일상의 필수품이 된 지금, 전시는 냉장고가 가져온 편리와 효율의 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와 이야기들을(도시, 유통 산업의 발달, 기후변화, 젠더 등) 역사와 환경을 넘나드는 다각적인 관점과 풀어냈다.


1부 얼음과 냉장고의 역사로 시작한 전시는 2부 3부로 진행될수록 전 세계적인 식량의 대량생산과 장거리 유통, 무분별한 식품의 소비문화, 잘못된 보관으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다루며 이슈를 점차 자본주의적 식량 체계로 확장한다.



당신은 노후에 어떤 냉장고를 소유할까요?


벽면에 크게 적힌 질문 옆에는 세 가지 타입의 냉장고와 이를 통해 드러나는 노년의 일상이 적혀 있었는데, 나는 나중에 소주병만 가득한 냉장고를 가지고 싶지는 않다는 두려움이 일었다. 앞으로 내가 가질 냉장고와 그를 기반한 나의 일상을 상상하며 당장 집에 돌아가면 지금 나의 냉장고를 면밀히 들여다봐야겠다고 다짐했다.(썩어가는 채소 한 개쯤은 분명 있을터..)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라

4부 냉장고 없는 부엌에 이르러 전통 지식과 적정기술에 기반한 식재료 보관 기술과 보관법을 이야기했고 더불어 류지현 작가님의 작품과 3년 전 비전화공방에서 보았던 작품들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두 시간 내내 전시장을 꼼꼼히 돌아다니며 앞으로 내 일상에서는 어떻게 조금이나마 적용해볼 수 있을지 고민했다.




냉장고라는 단 하나의 소재를 통해 얼음의 기원부터 현대사회의 이슈와 일상 속 실천 방법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만족스러웠던 전시




작가의 이전글 돌로 변한 플라스틱, 뉴락(New Rock)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