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늙지도 젊지도 않은 사람이라면

by 브라우닝

그동안 브런치에 잘 들어오지도 못 하고 무신경했네요.

집 짖는다고 공사 시작해놓고 마무리도 못 하고 그냥 방치해놓은 사람마냥요


새 해 새 기분으로 다시 시작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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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대사는 바로 이 영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입니다.

1992년에 개봉된 영화이니 개봉한 지 30년도 넘었습니다.

캐시 베이츠, 제시카 탠디 등 당시 연기파로 각광받던 배우들이 나오는 초호화 출연진이네요.

영화 레드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연인 사라 역을 맡았던 메리 루이스 파커의 리즈 시절도 보입니다.


제목은 많이 들어봤고 각종 글에서도 자주 언급되던 영화였는데

최근 OTT 티빙에서 발견을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어요.


저번에 소개해드린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처럼 이 영화도 원작소설이 있습니다.

패니 플래그 ' 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 ' 가 원작입니다.

( 저자는 영화의 각본에도 참여했습니다. )


영화는 두 가지 이야기를 축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행됩니다.


현재(1980년대쯤?) 에는 남편의 숙모를 병문안 하기 위해 요양병원에 가는 중년의 여자 에블린 그리고 그 병원에서 만나게 된 80대의 니니 할머니가 있습니다.


그리고 니니 할머니가 들려주는 두 여자, 잇지루스의 이야기가 있지요.

(192-30년대 kkk단이 돌아다니던 미 남부)


자녀를 다 키워낸 후 챗바퀴같은 생활에 무기력해져있는 에블린은 늘 간식을 들고 다니며

헛헛함을 채우며 살아갑니다.

정성들여 저녁을 준비하고 식탁을 센스있게 준비해놓아도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준비해놓은 음식접시를 들고 TV 앞에 앉아 스포츠 중계를 보며 혼자 식사를 하죠,.

친밀한 대화를 기대한 부인을 무시한 채로요.


저런 무심한 남편에게도,

병문안을 갔을 때 자신에게 물건을 던져대는 숙모에게도,

속시원하게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못 하는 에블린은 어느 날 감정적으로 폭발합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는데 젊은 남자가 급하게 뛰어나오다가 자신과 충돌합니다.

Excuse me 라며 매너있게 항변하는 에블린에게 남자는 Screw you (*uck you 보다 조금 낮은 수위 그러나

욕) 라고 욕지거리를 해댑니다.

너무 분한 에블린은 주차장까지 그 남자를 따라가며 역시 교양있게 왜 그러냐며 따져보지만

돌아오는 건 그 남자의 무례하고 저급한 욕뿐이었어요.


이 일로 감정이 폭발한 에블린은 요양병원의 니니를 찾아가 요새 자신이 너무

무기력하고 한심하게 느껴진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I am too young to be old.

I am too old to be young.



늙었다 하기에는 너무 젊으며

젊다고 하기에는 이미 너무 나이가 들었다구요.


중장년에 계신 분들은 많이들 공감하실 거에요


6,70이 넘는 분들은 4-50대의 사람들에게 내가 네 나이면 뭐든지 할 수 있어 하지만

사실 50만 넘어가도 사회에서는 한물 간 사람 취급받고 뒷편으로 물러나기 십상이죠.

100세 시대에 남은 여생은 아직도 많지만

그렇다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어설프게 나이가 들어버린.


내 이야기네 하며 영화를 봤답니다.

여기 저기 원서를 넣어봐도 면접 보자는 연락조차 오지 않고

그나마 오는 것은 근무조건이 열악한 곳 뿐이라는.

역시 재취업은 늘 쉽지 않네요.


이렇게 설움에 복받쳐서 넋두리를 하는 에블린에게 니니는 슬그머니

여성 갱년기 증상일 수 있다며 호르몬 치료를 권하고 에블린은 그 이후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에블린과 니니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도와가고

과거 시점에서는 잇지와 루스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삶을 살아가죠.


여기서 다 스토리를 풀어놓을 수는 없어서 간단히 말하자면

여성 아니 힘없는 사람들의 우정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해둘게요~


물론 30년이 지난 영화라서 그런 걸까

지금 와서 보면 납득할 수 없는 구석이나 심정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장면들이 있긴 합니다.

당시의 관점으로 보면 무척 진보적인 색채를 띤 소설/영화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Are you pulling my legs?


이 대사는 영화 말미에서 에블린이 니니에게 하는 말입니다.

'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 이런 뜻이라는데


니니가 이야기해주던 잇지와 루스 사이에 일어난 일의 결말(누가 루스의 남편을 죽였는지)을 이야기하자

믿을 수 없다며 에블린이 하는 말입니다 .


영화 끝까지도 비밀은 소스에 있다며 진실이 무엇인지 이야기하지 않는데

책을 보면 진실이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아 제목인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과거 이야기의 주인공이 잇지가 개발한 요리에요.


남편에게 심한 가정폭력을 당하던 루스를 데리고 온 잇지가 위슬 스탑이라는

카페를 기차역 근처에 열고 그 카페에서 만들어 본 요리에요.


말 그대로 그린 토마토를 튀긴 요리죠.

니니의 이야기를 들은 에블린은 자기가 그 레시피에 따라 만들어서

니니의 생일에 선물로 주기도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정말 별 거 다 튀겨 먹네요 ㅎㅎㅎ)


우정과 연대의 이야기,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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