멥쌀과 찹쌀, 도대체 그게 뭔데?
시작하기에 앞서, '떡'이라는 것을 떠올렸을 때 본인은 얼마나 많은 종류를 알고 있는가 되짚어보자.
케이크의 종류는 당근케이크, 레드벨벳 케이크, 가나슈 케이크 이처럼 줄줄 읊을 수 있는 척척박사가 우리 떡에 대해서는 백설기, 인절미 이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아 말을 못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백설기, 인절미. 제일 기본이자 성질이 정 반대인 떡만 알아도 반은 알고 있는 것이다.
백설기는 멥쌀, 인절미는 찹쌀의 대표주자 격들로 이를 변형하여 다양한 종류의 제사편, 떡 케이크, 현대에 이르러서는 베이킹을 응용한 디저트 떡까지 나오게 되었다.
보통 밥을 지어먹는 쌀인 멥쌀은 찰기가 찹쌀에 비해 덜하다. 이는 녹말의 특성으로 나뉘게 된 것으로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진 멥쌀은 아밀로펙틴으로만 이루어진 찹쌀에 비해 찰기가 적다.
무지개떡, 백설기, 그리고 각종 떡 케이크들은 멥쌀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고 이에 비해 찰기가 필요한 쫀득한 떡들인 인절미, 말이떡, 영양찰떡과 같은 것들은 찹쌀로 만들어지게 된다.
증기로 찌게 되면 특성을 바로 알아볼 수 있지만 그냥 쌀가루로 갈아놓기만 한다면 두 가지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구성 요소가 달라 요오드 반응으로 청람색인 멥쌀과 적갈색인 찹쌀을 구분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일일이 시약 반응을 확인할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미리 방앗간에서 구분해 놓은 가루를 쓰도록 하자.)
실제로 떡을 시작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많은 혼동을 겪고는 한다.
밀가루에서 강력분, 박력분, 중력분의 성질이 모두 다르듯 간단하게 떡에서는 두 종류로 나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성질이 다른 두 쌀가루 덕분에 우리는 수만 가지의 새로운 떡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고수들은 맨 쌀가루만 보고 있어도 두 가루의 질감이나 향, 미묘한 차이를 보고도 구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일반인인 나조차도 옆에서 보고 있다면 하얀색 정체불명의 가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두 가지뿌리에서 나온 수십만 가지의 결과물들은 나를 충분히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수업을 마치고 온 엄마의 손에 들려있는 따끈하고 고소한 것들은 나의 간식이었고 식사였으며 한 끼의 달콤한 유희이기도 했다. 온종일 떡을 쪄낸 탓에 살갗에도 탄수화물의 달큰함이 내려앉은 엄마의 딸로 지내며 이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종종 있었다. 나에게는 은근한 자랑이기도 했달까?
하얗고 포실한 모양을 지니고 있고 향이며 색이 모두 동일한 멥쌀가루와 찹쌀가루에서부터 시작된 떡.
이 두 가지의 근본은 무궁무진한 떡의 세계의 시작을 알린다.
동시에 나의 생의 타임라인에도 이 달큰한 떡의 향기가 스며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