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백설기란?

백설기에 대한 고찰

by Aellen

옛사람들에게는 아이가 무사히 100일을 넘겼다는 것이 정말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풍토병이나, 영양 부족 등으로 평균 수명이 짧던 옛 어른들에게 아이가 별 탈 없이 잘 넘어갔다는 것은 잔치를 해줄 일이었으니까.

그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기념하며 나눴던 것이 바로 백설기이다.

지방에 따라서 콩설기로 바뀌기도 하지만 순백의 멥쌀 그것. 살면서 한 번쯤 안 먹어본 사람이 있을까 싶다.


고소하며 제일 기본이 되지만 때로는 밥보다 달달한 따끈한 백설기를 먹고 있다면 금세 한 조각을 다 먹을지도 모를 일이다.


백설기는 요즘 새로 생긴 떡 제조 기능사 실기 시험에서도 기본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 정도로 멥쌀의 제일 기본 떡. 백설기 하나만 배워도 멥쌀로 하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다.

제일 기본이 된다는 것은 응용의 첫 단추가 된다는 것이라 내가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이겠다.

떡을 시작하는 입문. 백설기이다.


재료는 간단하다. 이른 아침부터 방앗간에서 부지런히 빻아 놓은 멥쌀가루와 물, 설탕.

이제부턴 정성이 만들어내는 일이다.

물 주기부터 체를 내리고 찜기에 쪄서 접시에 내 오기까지 꼬박 한 시간은 더 걸리는 일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10년 동안 매 해 길흉화복을 비는 일을 하는 것이 이 떡,

비록 미신일지라도 옛 어른들은 내 아이의 안녕을 매년 빌었다.


나에게도 깊은 추억이 있는 떡이다. 10살 생일까지는 이 백설기와 같이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당시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을 하고 있었던 엄마였지만 엄마의 엄마는, 나의 외할머니의 말씀을 잊지 않고 매년 나의 생일이면 주변 이웃들에게, 상가의 동료들에게, 자라서는 학교 친구들까지도 이 떡을 나눴었다.

외할머니께서는 이북 5 도민 출신으로 어린 엄마에게 전통을 그 누구보다 중요시 여기며 남쪽에는 일가친척이 없어도 당신의 자녀들에게는 한국의 전통을 전하셨다고 한다. 그중에 아이가 오래, 그리고 무탈히 커 나가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을 일찍이 작고하시면서도 한 귀퉁이를 떼어내어 이 세상에 놓고 가셨을지도 모르겠다. 그 마음들이 모여서 튼튼한 어른이로 자라남에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10년 후 아이는 성장할 것이고 세상을 향해 스스로 조금이나마 걸어 나갈 것이다.

이렇듯 백설기는 누구에게나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매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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