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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매한 인간 Mar 10. 2021

지금 시대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 칭찬

내가 정말 애정하는 나의 카페이자 동네 사랑방은 오늘도 어김없이 한산하다. 하지만, 노트북을 펼치면 보이는 세계에서의 우리 동네 사랑방은 무지하게 바쁘게 돌아간다. 그래, 오늘은 줌(ZOOM)으로 독서모임이 있는 날이다. 오늘의 독서모임을 위해서 나는 독서모임 친구들 집에 책과 커피, 그리고 밀크티를 배달했다. 각자의 텀블러에 담아온 음료, 그리고 책 한 권을 들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그리고 나는 카페의 손님이자, 동네 사랑방의 친구들을 향해 반갑게 인사한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내가 추구하는 독서모임의 운영방향은 간단하다. 지적 허세를 내려놓고, 토론도 하지 않고 그냥 일상을 이야기할 것. 그게 전부다. 그래서 모임의 시작은 간단히 근황 토크로 시작했다. 그런데 요즘 독서모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조금 슬퍼진다. 

"오늘도 집-회사-집 루틴이죠, 뭐."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딱히 별다른 일은 없었어요."

"그냥 요새 기운이 없고, 무기력해요."

"자기 계발도 소홀히 하게 되고, 마냥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집콕하면서 하루종일 폰보고, 티비보는 제가 너무 한심해보여요"


코로나는 이다지도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육체적으로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사람들은 하루빨리 코로나가 끝나기를 바라는 그 희망 하나로 하루하루를 '버티고'있는 거다.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닌. 예전에 독서모임을 하면 은근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어디 식당이 맛있었다든지, 새로 생긴 카페에는 어디가 포토존이라던지, 공방에서 만들어온 작품을 자랑한다던지, 일상에서 겪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주고받는 게 참 재밌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이 네모에 갇혀버렸다. 네모난 집, 네모난 회사, 네모난 화면 모니터. 그게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전부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네모를 벗어나 밖으로 뛰어가라고 말하지 못한다. 집에 있으라고 말할 뿐. 


어떤 말로도 코로나가 가져다준 우울감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버티는'것이 아닌, '살아'가야 하고, 하루하루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칭찬 좀 해주세요. 요즘 사람들 참 칭찬에 인색해요. 타인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본인에 대한 칭찬이요. 어린아이에게만 칭찬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우리들도 칭찬이 필요하다고요. 아침에 수어 개의 알람을 듣고 일어나서, 씻고, 출근하는 나 자신에게 칭찬 좀 해주세요. 삶이 무기력해 죽겠는데도 다이어트한다고 샐러드 먹은 자기 자신에게 칭찬 좀 해주세요. 몸이 귀찮아서 운동을 못해도, 유튜브로 가상 운동을 하는 나에게도 나름 '운동하고자 하는 열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칭찬해주세요. 별거아닌 카페인 한잔에 행복해하는 자기 자신에게 칭찬해주세요. 오늘 하루도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수고한 자신에게 칭찬해주세요. 퇴근하고 시래기처럼 축 쳐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치한 나 자신에게 칭찬해주세요. 그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힘내세요. 칭찬하세요. 그리고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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