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책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를 읽고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함께 울어준 손님이 있다. 심지어 퇴사한 직장에서 일하다가 만난 분이었고, 책을 통해 우연히 재회하게 되었다. 더 놀라운 건 내가 바로 엿(그것도 쌍 엿 ㅗㅗ)을 날린 손님이라는 거다!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가 출간되고, 독자들의 반응을 두근, 세 근 한 마음으로 기다릴 때였다. 그러다 인스타에서 한 리뷰를 보게 되었다. "밀크티 먹으며 알게 된 카페 사장님 글이라 달고나 맛일까 싶었는데, 감동의 에스프레소 맛이다"라는 리뷰였는데, 얼마나 시적이었는지! 나는 이 리뷰를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았다. 그러다 어느 날 리뷰를 남겨주신 손님이 직접 매장으로 찾아와 주셨고, 전화번호를 주고받다가 우연히 전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게 되었다.
때는 2018년 여름과 가을 사이, 그 손님과 나는 유쾌발랄하게 문자를 주고받았었다. 그런데 나는 거기다 대고 쌍 엿을 날린 것이다. 이때 얼마나 심장이 덜컹했는지! (손꾸락에 살쪄가지고 흑흑)
그리고 그 일화를 계기로 손님과 나는 부쩍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손님은 '이렇게 좋은 책은 널리 알려야 한다!'라며 늘 때수건 책을 다섯 권 혹은 열 권 사서 주변에 선물하곤 했다. 우리 가게 대표 메뉴인 밀크티 시럽도 열개, 때론 스무 개씩 사서 주변에 선물하기도 하면서. 그리고 오늘, 손님은 가게 문을 열자마자 놀러 와서는 40만 원 치 주문을 하는 거다.
엄청난 대량주문에 놀라고, 즐거우면서도 이내 한없이 미안하고 또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윽고 죄송한 마음이 나를 더 크게 사로잡았다. 손님이 힘들게 번 돈을 받았다는 미안함, 오로지 나를 위해 내 책을 몇 번이고 사준 것에 대한 미안함, 가게가 장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 하나로 밀크티 시럽을 수십 병이고 사는 것에 대한 미안함. 손님의 애정과 따스한 마음을 충분히 알기에, 더없이 미안해졌다. 내가 줄 수 있는 거라곤 책 몇 권과 커피 한 잔 뿐이지만 늘 “너무 감사해요! 뭘 이런 귀한걸 다!”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또 고마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