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메타버스>
오늘은 <디지털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메타버스> 책을 소개해드릴게요. ‘메타버스’하면 최근에 여기저기서 자주 들려오고 있는 키워드이긴 한데, 메타버스가 도대체 뭘까요?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 및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입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를 바로 메타버스라고 부른답니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지구가 아닌 가상의 세계를 말하는 거죠.
실제 세상도 살기 바빠 죽겠는데, 왜 인간은 가상의 공간을 만든 걸까요? 저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예로부터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더 많은 이웃을 만들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며 살아왔죠. 이것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기도 하고요. 인간은 자신이 가진 욕구를 다 채울 수 없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아날로그 지구에서 아무리 많은 건물을 짓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여행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도 욕구를 다 채우지 못하는 거죠. 아날로그 지구만으로 채우기 부족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디지털 지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거죠.
가상의 또 다른 세상, ‘메타버스’가 무언가 먼 미래 같기도 한데, 실제 지금 현재의 현실에서도 가상세계를 여행하기도 할까요? 우리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에 일상을 올리는 것,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서 회원이 되고 활동하는 행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 그 모든 게 메타버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인간의 또 하나의 살아가는 방식이자, 메타버스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이죠. 또 하나의 예시가 있는데요. 혹시 작년에 잠깐이지만 진행되었던 진주유등축제 가보셨나요? 메타버스의 어플로 유명한 ‘제페토’를 다운로드하시면, 가상의 세계에서 유등축제를 관람할 수 있어요. 저도 여러 차례 유등축제를 가보았는데요. 진주성에 입장해서 촉석루 위에 올라가면 폭죽이 터지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고요, 의암바위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부교를 건널 수도 있답니다. 부교를 건너면 보이는 유등 터널, 용, 꽃 등의 다양한 모습의 유등도 감상할 수 있어요. 직접 가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가상세계에서 달래야겠어요.
메타버스의 세계는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닙니다. 현재 즐기고 있고, 과거에 향유해왔던 세계예요. ‘라이프 로깅’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자신의 삶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고 공유하는 일련의 활동을 ‘라이프 로깅’이라고 합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에 내 일상을 올리는 것처럼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주로 공유하는 내용은 자신의 생각,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 자신이 추천하고 싶은 것, 알리고 싶은 뉴스 기사, 알리고 싶은 다른 사람의 라이프로그, 자신이 느끼는 감정, 자신의 미래 계획 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올리는 라이프로그는 방송과 같이 ‘편집’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요컨대 현실의 나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를 빼고, 이상적인 나의 이미지를 조금 추가해서 즐기는 라이프로깅이 대세라고 해요. 그러니 우리가 즐기고 있는 SNS 활동도 가상세계에서의 가상의 나를 만들어내어 하는 메타버스에서의 하나의 활동인 셈이죠. 생각해보니 싸이월드부터 시작해서 우리 일상에서 메타버스라는 세계는 정말 가까이에 있었던 거라고 확 체감이 되시나요?
SNS 외에 메타버스 세상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하버드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 ‘미네르바 스쿨’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으세요? 미네르바 스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대학인데요. 본부라고 표현한 이유는 운동장, 거대한 도서관, 강의실 등의 많은 건물을 갖춘 기존 대학들과는 달리 오프라인 시설을 최소화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하는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온라인 대학이나 인터넷 강의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일방향으로 듣는 강의와는 조금 다릅니다. 모든 수업을 비대면 원격강의로 진행하지만, 녹화하여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이 한 곳에 모여서 강의를 듣지 않고 교수는 퍼실리테이터로서 토론 위주의 수업을 진행해요.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학생들은 대학 재학 기간 동안 미국, 한국, 인도, 독일, 아르헨티나, 영국, 대만 이렇게 7개 국가의 호텔을 기숙사로 사용하여 이동하면서 생활합니다. 수업에서 학습한 내용을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를 문화권이 다른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실습하는 거죠. 한국전력공사에서 이번에 에너지 특화 대학 ‘한국 에너지 공과대학’을 설립했다고 하던데, 이도 유사한 사례입니다.
이번에는 메타버스 세계의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메타버스 세계의 회사는 가상세계로 출퇴근을 합니다. 집을 구해주는 회사 '직방'이 아무래도 대표적인데요. 직방은 서울 강남역에 있던 오프라인 회사를 모두 철수했습니다. 그리고 전 직원이 모두 온라인으로 출근을 하죠. 가상세계에 접속하는 시간, 나가는 시간으로서 출퇴근 근태 기록이 되고요. 가상세계에서 가상의 캐릭터 위로 직원들의 얼굴이 동그랗게 보여요. 그리고 캐릭터들끼리 가까워질수록 대화가 더 잘 들리고, 멀어질수록 소리가 작아지는 정말 ‘오프라인’ 환경과 유사하게 세계가 구축되어 있어요. 직원들끼리 회의를 할 때도 가상의 회의룸에 모여서 가상의 모니터에 회의자료를 띄어서 할 수도 있답니다. 메타버스 세계는 아직 게임이라던가, SNS에 국한될 줄 알았는데 교육과 실제 회사 출퇴근 사례까지 있으니 너무 놀랍지 않나요? 사회는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지금의 지구에서 더 확장된 가상세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이지 놀라웠습니다.
메타버스 세계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 있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마무리하기 전에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한 마디를 소개해드리며 마무리해볼게요. “메타버스가 현실을 완전히 잊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메타버스 속 삶이 아무리 빛날지라도 현실이 있기에 메타버스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 우리가 책임져야 할 무언가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메타버스에 머문다면, 메타버스는 현실의 삶을 망치게 됩니다. 메타버스는 인류의 삶을 확장하기 위한 영토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