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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숙녀니까요.

나의 추억. 그 거리에서

by emily

어둠이 가라앉였으나 기차타고 퇴근.

자리를 호핑호핑 구간 잘라서 표를 사고 급하게 햄버거를 입에 쑤셔넣고 애 학원 픽업하러 간다.

요 며칠 심정이 사나운 작은 딸을 위해 엄마가 픽업 간다. 그나마 대문자T지만 딸내미 달래는 건 엄마가 나으니까.


한 시간 정도 남아 코엑스에 충동적으로 가고 싶어 졌다.

팀원이 내 볼펜을 탐하던 생각이 나서 잔뜩 볼펜을 사니 거의 4만 원^^;;

화려한 불빛 저 너머에 종종대며 다니던 20대의 내가 있는 것 같다.

항상 10시쯤 퇴근했었다.

당시 청바지 꼰대가 어찌나 많았던지.

옷은 서구적인데 입만 열면 조선시대인 분듵도 참 많았다.

둥글둥글 잘 사는 건 남을 위한 삶이라는 걸 너무 일찍 알아버린 나는 모난 나와 둥근 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버틴 것 같다.



이제 별로 둥글지 않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그러지 않을 때가 된 것 같다.

20대 때 바지런히 걷던 길에서

나는 제대로 늙고 있나.

돌이켜보는 것만으로 내가 조금은 성장했기를.


#시티걸투비시티레이디 #SRT통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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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