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무미 Jun 12. 2022

미트볼도 좋아질 수 있을까 (feat. 미트볼 라운지)

분명 싫어했는데 이상해

저는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갈아놓은 고기를 뭉쳐놓으면 고기 맛이 더 많이 나서 특히 별로입니다. 소고기도 그닥입니다. 아마 육즙이 입에서 도는 고기를 어려워하는 듯합니다. 완전한 탄수화물 파죠.


특히 미트볼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사 먹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상하게 급식은 꼭 음식 한두 가지쯤에 편견을 가지게 하잖아요? 안 그래도 고기도 그닥인데 급식의 트라우마까지 한 껏 더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저에게 미트볼이란 억지스러운 양념을 뒤집어쓴 싸구려 고기였죠.


그러다 처음으로 음식점에서 미트볼을 먹게 된 거예요. 솔직히 싫었어요. 게다가 같이 가자고 한 분도 제가 편견의 시선으로 한 껏 째려보던 사람이었습니다. '어휴, 미트볼도 싫은데 밥 먹는데 불편하게 생겼네.' 속으로 생각했죠. 물론 사회생활 n년차 직장인답게 겉으로는 웃으며 너~~무 좋다고 물개 손뼉 쳤죠. 허허


그런데 이게 웬걸, 맛있더라고요. 급식 미트볼 특유의 인위적인 양념 벤 맛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고기 본연의 맛에 가까웠어요.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않았고요. 토마토소스랑도 잘 어울렸어요. 꽤나 진지한 맛이었죠.


불편해서 피하고 싶던 그분도 생각보다 좋은 분이었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저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같이 할 시간이 부족해 편견이 생겼다며 손 내밀어 주셨어요.


내가 지금 싫어한다고 다음번에도 싫을까요. 아닐 수도 있나 봐요. 오히려 좋아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젠 음식도, 사람도 세 번은 경험해보고 당분간의 호불호를 결정해야겠어요. 당분간이라는 단서를 붙인 건 또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니까요, 신중해야겠습니다. 하하.


음식점 이야기를 좀 더 하자 면요, 미트볼 라운지는 분위기도 좋아요. 소개팅 상대를 두 번째 만나거나, 사귀기 초반의 커플이 가기 좋아 보였어요. 되게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만석인데도 그렇진 않았고요. 그렇지만 소음은 장담을 못하겠네요. 제가 시끄러웠을 수도 있어서요.


미트볼도 좋았고, 샐러드도 맛있었어요. 저처럼 미트볼에 편견이 있으시다면 더더욱 강력 추천합니다.



소식인 총평

✨️ 음식점 : 미트볼라운지

✨️시킨 메뉴 : 미국엄마손맛 소고기 미트볼 스파게티, 통오징어구이밥, 부라타 치즈샐러드

✨️ 특징 : 고급스러운 맛의 미트볼입니다. 찾아보니 소고기였네요. 어쩐지!이제야 알았어요. 꽤나 맛이 묵직합니다.

✨️ 남긴 양 : 전체 1/3 정도.(잘먹는 분과 둘이 갔습니다. 양이 적은 편은 아닙니다.)

✨️ 총평 : 다양한 메뉴들이 많은데요, 뭘 시켜도 큰 실패는 없지만 미트볼은 꼭 시키세요. 그리고 막 사귄 푸릇푸릇한 커플이시면 특히 더 추천하고싶어요. 음식 비쥬얼이 좋습니다요.


작가의 이전글 군인과 망향 비빔국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