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아이

by 애나

잘못을 한 상황에서 반성이 전혀 없이 누구 때문에, 혹은 어떤 상황 때문에 그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돌을 집어던진 아이에게 상황을 물으니

아이들이 자기를 놀려서 화가 났대요.

눈앞에는 돌이 보였고 그 돌을 들어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자기를 놀리지 않았다면 자신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텐데, 모두 친구들 때문이었다고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대개 이런 아이들은 똑똑한 아이들입니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계산에 능합니다.

내가 잘못을 해서 크게 혼이 나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혼이 덜 날 수 있는 이유들을 그럴듯하게 찾아냅니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이 화를 낼 상황이라며 열을 냅니다. 남이나 상황을 탓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열심히 중재하여 일을 잘 마무리하더라도 이후 비슷한 행동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선 잘못에 대하여 반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보호하고 변명하는 데 몰두한 나머지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남과 상황에 집중합니다. 최대한 탓을 하고 몰아세우고 그런 환경에 놓인 자신을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지요.


아이가 방어기제와 부정적인 시각으로 똘똘 뭉쳐 있을 때 대화를 매끄럽게 진행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굳게 믿고 있어요. 아이의 세상에서는 누군가 A라는 행동을 했을 때 자신이 B라는 행동으로 응수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럴 때 저는 아이의 세상을 깨뜨립니다.


아이가 굉장한 잘못을 했을 때 일부러 화를 내지 않습니다.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아이에게 화를 쏟아내고 싶어도 어떻게든 마음을 다스립니다.

“(화를 내는 것은) 큰소리를 내겠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분노라는 감정을 지어낸 것이다.“ - 『미움받을 용기』

라는 말을 상기하면서요.


아이에게 화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교육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기에 그에 맞게 저의 행동을 조절하지요.

그러고 나서 아이에게 말을 합니다.


“선생님은 방금 너에게 화를 낼 수 있었어.

그것도 아주 크게.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이었어.


그런데 선생님은 화를 내지 않았어.

화를 내지 않은 걸 ‘선택’한 거란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어.“


그러면 아이는 내심 깜짝 놀라 하는 게 보입니다.

‘누군가 나를 화나게 하면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한데,

그러지 않을 수 있다고?’

눈앞에서 그 모습을 보았으니 아이가 믿었던 세상이 깨지는 순간이지요.


”다른 사람 탓만 하면 너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

누군가 너를 놀리면 그때마다 물건을 집어던질 거니?

그러면 너는 조종당하기 쉬운 사람이 돼. 물건을 던지게 하고 싶으면 놀리면 되니까. 마치 장난감 버튼처럼.


그렇지만 너는 장난감이 아니야.

너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네 삶의 주인이야.


다른 사람이나 상황이 아니라

너 자신에게 집중해 보자.

네가 선택한 행동이 잘못되었다면

돌아보고 고쳐보자.

너를 위해서.“


물론 놀렸던 다른 아이들도 지도하고 서로 사과하며 상황을 푸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상황을 탓하던 아이의 성향을 고치기 위해 위와 같은 말들을 해줍니다.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모범이 효과적이기에

말 전에는 시범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아이의 큰 잘못 앞에서 화를 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나고 폭발해버리고 싶은 기분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도 그런 기분이었을 겁니다.

그럴 때 다른 행동을 선택하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제 스스로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화를 참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화를 내는 게 좋은 건 아니니까.


무엇보다,

화를 내지 않아도 대화만으로도 네가 발전할 거라고 믿으니까.


그래서 선생님은 화를 내지 않은 걸 선택한 거야.”


아이의 세상은 아이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남을 탓하며 화내는 어른을 보고 아이도 똑같이 따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은 깨뜨려주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옳은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세상을요.


어른이 함께해 주면, 아이는 저절로 따라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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