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아이

by 애나

저희 교실만 4학년 중 유일하게 5층입니다. 그것도 복도 맨 끝 교실이지요.

첫날 아이들이 헉헉거리며 교실로 들어왔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교실은 특별히 5층이야.

덕분에 일 년 동안 몸이 더 튼튼해지겠어.”


체육을 하고 나서, 급식을 먹고 나서

1층부터 교실로 향할 때 몇몇 아이들이 불평을 토로합니다.

“선생님, 왜 우리 교실만 5층이에요?”

“너무 힘들어요. 엘리베이터 타고 가면 안 돼요?”

저도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일부러 더 밝고 씩씩하게 말을 합니다.

“운동하자! 가자!”


“우리는 운이 좋아.

매일 저절로 운동을 하니까.”


아이들과 헉헉대며 5층에 다다를 즈음

허벅지가 땅겨오고 근육이 생기는 느낌이 납니다.

저도 사실 조금 힘들어요. 그래도 힘들다는 말 대신

“오늘도 운동했다.”라고 웃으며 말해요.


부정적인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첫 번째 방법은 ‘시범보이기’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의 언행을 자신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말이나 행동을 늘 조심하는 편입니다.


부정적인 언행은 ‘습관’입니다.

부정적인 사람은 뇌 속에서 부정적으로 사고하도록, 부정적인 말을 내뱉도록 회로가 이어져 있고 그 회로가 강화된 상태예요.

물병에 물이 절반 정도 있을 때

‘물이 반이나 있네?’ 혹은 ‘물이 반밖에 없네’를 선택하는 건 대부분 습관에 의해서입니다.

습관을 고치기란 참으로 어렵지요.

하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이 습관을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저는 부정적인 말을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부정적인 말은 힘이 강해서 교실에 부정적인 말을 하는 아이가 한두 명만 있어도 반 분위기를 크게 흐리거든요.

인간의 뇌가 부정적인 메시지에 더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생존을 위한 전략이지요.


저는 교실에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아이가 있으면 긍정적인 시각과 말로 바꿔줍니다.


“선생님, 오늘 날이 흐려서 기분이 안 좋아요.”

“그래? 흡혈귀 놀이(교실에서 아이들이 걸어 다니면서 하는 놀이) 한 번 할까? 날이 흐려서 더 재미있겠다!“


“선생님, 비가 와요.”

“그래서 더 시원해진 것 같아.”


“선생님, 숙제가 많아요.”

“그만큼 너희가 발전하겠지?”


그렇게 몇 달이 지나면 교실에서 부정적인 말이 확 줄어듭니다.

“오히려 좋아.”라는 말을 저도 아이들도 자주 내뱉게 되지요.


또한 긍정적인 사고를 습관화하기 위해 저는 매일 숙제를 내줍니다.

감사한 일과 노력한 일 써오기.


감사한 일을 쓸 때에는 사람, 사물, 사건, 상황 등 다양한 곳에서 감사한 일을 찾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날씨가 좋아서, 오늘 하루 건강해서, 부모님께서 맛있는 음식을 해주셔서, 친구와 놀아서 등 생각해 보면 감사한 일은 작고 소소한 일까지 다양합니다.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려 봄으로써 아이의 뇌 속에서는 긍정적인 사고 회로가 더욱 강화되지요.


작은 습관이지만 쌓이면 큰 변화가 됩니다. 일 년이 지나면 아이는 분명 조금 더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같은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는 행복을, 누군가는 불행을 느낍니다. 행복이란 결국 주관적인 사고의 결과입니다. 행복한 회로를 선택하는 습관을 통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지요.


노력한 일을 쓸 때에는 하루 중 자신이 노력한 일을 적되 실패한 일을 쓰면 더 좋다고 강조합니다.

노력한 일을 찾는 것은 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여줍니다. 지금 당장 내가 무언가를 못한다 하더라도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 대견한 사람이 되거든요.

내가 못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두지 않고 노력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두는 것, 그러한 태도는 우리를 긍정적인 습관으로 이끕니다.


노력한 일 쓰기를 설명할 때는 다음과 같은 말도 해줍니다. 사람은 실패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고. 그러니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은 성공 실패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대단하다고.


그렇게 매일 감사한 일과 노력한 일을 쓴 아이들은 점점 더 표정이 밝아집니다.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됩니다.


더 ’행복‘해집니다.



<학부모님께>


학교 다녀온 아이와 제일 처음 나누는 대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긍정적인 질문을 가장 먼저 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늘 어떤 게 좋았어?”

그러면 아이는 좋았던 일을 떠올리고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할 거예요.

그것이 반복되면 아이의 뇌 속에서

[부모 얼굴] - [긍정적인 일] 의 연결이 만들어집니다.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하교 후 부모님 얼굴을 볼 때마다 활짝 웃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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