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몰래카메라 할까?

by 애나

점심 시간, 매일 여학생도 남학생도 양치질을 열심히 합니다.

놀고 싶은 바쁜 점심 시간을 쪼개어 양치질을 하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날이 따뜻해져 운동장에서 처음 뛰놀고 들어온 날, 양치를 하러 간 학생들 몇명이 종이 쳐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운동장에서 놀고난 후 제시간에 교실에 들어오기로 약속했는데. 교실에는 잘 들어왔지만 양치할 시간은 계산하지 못했나 봅니다.


순간 선생님의 장난기에 스위치가 켜졌습니다.


“얘들아, 우리 몰래카메라 할까?”


아이들의 눈이 동그레졌습니다.

운동장에서 과격하게 놀다가 다친 아이가 있어 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혼내는 상황을 연기하기로 작전을 짭니다.

갑자기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듭니다.


“제가 대표로 잘못한 학생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렇게 몰래카메라를 위한 완벽한 구도가 갖춰졌습니다.

선생님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이,

심각한 표정의 선생님,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잘근잘근 깨무는 아이들.


그때 마침 양치질을 하던 학생들이 들어옵니다.

숙연한 분위기에 눈이 동그레집니다.

선생님은 평소와 다르게 목소리를 낮게 깔고 이야기합니다.


“선생님이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죠?”


(조용-)


“앞으로 우리반은 운동장에 못 나갈 것 같습니다.”


늦게 들어온 학생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선생님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학생을 보고 상황 파악을 한듯 자리에 조용히 앉습니다.


“그렇게 위험한 장난을 하면 어떡해?”


선생님이 옆의 학생에게 격앙된 목소리로 말합니다.

학생은 어깨를 들썩입니다.

웃음을 애써 참는데, 얼핏 보면 우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무슨 일이야? 누가 다쳤어?

선생님, 누구 다쳤어요?“


늦게 들어온 학생이 놀라서 묻습니다.


선생님이 입술을 잘근 깨뭅니다.

아이들도 고개를 더 숙입니다.


“누구 다쳤어요?”


“......“


잠깐의 정적 후,


“파하하.”

”아하하하.“


교실에 있던 아이들이 빵 터졌습니다.


“몰래카메라였어!“

“ㅇㅇ이 완전히 속았어!”


늦게 온 학생들은 놀람과 배신감에 머리를 쥐어 잡고 절규를 합니다.


“으아...!”


깜빡 속은 모습을 보니 어쩐지 쪼금 미안해 집니다.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사랑스럽습니다.


”ㅇㅇ이 마음이 정말 예쁘지 않니?

우리반 친구가 다쳤을 까봐 걱정하는 모습에

마음이 참 따뜻해 졌어.“


미안한 마음을 훈훈한 마무리로 덮어 봅니다.


교실에서 몰래카메라를 해본 것은 처음인데,

아이들이 재미있었는지 이후 종종 몰래카메라를 하자고 조릅니다.


다음 몰래카메라 상대는 누구였을까요?


학부모공개수업에 오신 학부모님들이었답니다.


- 다음 이야기에 계속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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