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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우 Jul 03. 2016

나는 바보입니다.

철수의 그림이야기 6 <바보산수> 운보 김기창





딸바보

딸 밖에 모르는 아버지를 일컫는 말이죠.




아들바보

아들밖에 모르는  아버지




사랑밖에 모른다는 바보에게 바보가





더 이상 '바보'란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을 만큼 미련하지만

 든든하고 진실한 사람 이란   

'긍정적'인 의미를 더 많이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할 작가는  

이런 '바보'라는

아이디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해낸

 한국의 명화가랍니다.



운보  김기창(1914-2001)



사실 작가의 얼굴은 익숙지 않죠.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 속

이분의 작품을 거의 매일 보고 산답니다.

그 작품은 바로



이 만원 권속 세종대왕 이미지입니다.


<세종대왕> 운보김기창


조선 시대 초상화의 특징을 살려

그린 작품으로

학자들의 고증을 받아 완성한

 '표준영정' 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실적인 정밀묘사뿐만 아니라  김기창 선생님은  다양한 스타일의 화풍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도전하신 분입니다.



타히티섬-폴고갱


<엽귀> 혹은 가을 -운보김기창 1935년작


타히티의 여인들을 그린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의 스타일과 상당히 비슷하죠?



이 외에도

한국풍으로 표현한 성화. 예수의 이야기


<아기예수탄생> 김기창 1953년작
<나비의꿈> 김기창 1968년작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추상화



<복덕방> 김기창 1953-1955년작


 피카소를 연상시키는

굵은 직선으로 거침없이 그려내려 간 입체 화풍



<아악의리듬> 김기창 1967년작



다양한 화풍을 추구하면서도

 본인만의 색채를 결코 잃지 않았으며

한국 토속적 냄새가

 짙게 배어있는 그림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하고 싶은

 그림은   <바보산수>  연작이랍니다.  




<달밤> 김기창 1978년작


<바보화조> 김기창 1977년작




"바보란  바로 덜 된 것이지요.

예술도 끝이 없는 것이어서

 언제나 덜 될 수밖에 없지요."






<오수> 김기창 1976년작
<새벽종소리> 김기창 1975년작


어수룩해 보이면서도 익살스러운 인물과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또 장난스럽게 그린 풍경



덜 그린 것 같지만 완연히 사물들을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완성한

 <바보산수>



일곱 살 장티푸스를 앓아 귀 신경이 마비된 후로

더 이상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김기창 화백

그 이후  모든 열정을 그림에 쏟아부었고

'그림'밖에 모르는 바보가 됩니다.



죽기 전까지 끊임없는 도전과 시도를 통해

새로운 화풍을 찾아내려 했던

그림 바보이자

한국의 명화가 김기창 화백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출처


*심경자. 장애를 딛고 선 천재화가 김기창.

나무숲. 2002


이미지 출처-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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