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의 그림이야기 6 <바보산수> 운보 김기창
딸 밖에 모르는 아버지를 일컫는 말이죠.
아들밖에 모르는 아버지
사랑밖에 모른다는 바보에게 바보가
더 이상 '바보'란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을 만큼 미련하지만
든든하고 진실한 사람 이란
'긍정적'인 의미를 더 많이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할 작가는
이런 '바보'라는
아이디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해낸
한국의 명화가랍니다.
사실 작가의 얼굴은 익숙지 않죠.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 속
이분의 작품을 거의 매일 보고 산답니다.
그 작품은 바로
이 만원 권속 세종대왕 이미지입니다.
조선 시대 초상화의 특징을 살려
그린 작품으로
학자들의 고증을 받아 완성한
'표준영정' 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실적인 정밀묘사뿐만 아니라 김기창 선생님은 다양한 스타일의 화풍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도전하신 분입니다.
타히티의 여인들을 그린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의 스타일과 상당히 비슷하죠?
이 외에도
한국풍으로 표현한 성화. 예수의 이야기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추상화
피카소를 연상시키는
굵은 직선으로 거침없이 그려내려 간 입체 화풍
다양한 화풍을 추구하면서도
본인만의 색채를 결코 잃지 않았으며
한국 토속적 냄새가
짙게 배어있는 그림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하고 싶은
그림은 <바보산수> 연작이랍니다.
어수룩해 보이면서도 익살스러운 인물과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또 장난스럽게 그린 풍경
덜 그린 것 같지만 완연히 사물들을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완성한
<바보산수>
일곱 살 장티푸스를 앓아 귀 신경이 마비된 후로
더 이상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김기창 화백
그 이후 모든 열정을 그림에 쏟아부었고
'그림'밖에 모르는 바보가 됩니다.
죽기 전까지 끊임없는 도전과 시도를 통해
새로운 화풍을 찾아내려 했던
그림 바보이자
한국의 명화가 김기창 화백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심경자. 장애를 딛고 선 천재화가 김기창.
나무숲. 2002
이미지 출처-네이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