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5<리스본행 야간열차>
우연히 다리위에서 목격한 자살시도현장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우산과 책이가득 담긴 가방을 내팽개친채
몸을던져 난간위에 아슬아슬하게서있던 여인을 끌어내린다. 도저히 그녀를 혼자 내버려둘수없어 수업이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의실 한자리를 내어주고 앉아있기를 권한다. 하지만 수업도중 말없이 사라진 그녀.
옷도 잊어먹을정도로
급한일이 있었던것일까? 그녀의 빨간코트를 들고황급히 따라나서지만 이미 사라진후였다.
그녀에대한 힌트를 얻기위해 옷을 뒤져서 찾은건
40년전 출간된 한 권의 책 <언어의 연금술사> .
작자는 아마데우 프라두 였다.
책속에 있는 한장의 기차티켓 15분후에
떠나는 포르투갈 리스본행 열차였다.
이곳은 스위스 베른,
학교에서 페르시아어 강의를 맡은 교수,
책임없이 강의도중 무작정 뛰어나와버린
이 상황에 그는 무슨 생각이들었을까?
그레고리우스는 고민 끝에 기차에오른다.
그레고리우스는 책을 읽으면서
아마데우의 생각에 많은공감을 얻고
유려한 필력에 감탄을 금치못한다.
기차가 리스본에 도착했을즈음엔 이미 그의
매력에 충분히 매료된것같았다.
자연스럽게 그의발걸음은
작가의 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그의 여동생을 만나게된다.
죽은 오빠를 산사람처럼 대하고
비밀이가득한 그녀의 의뭉스러운 태도는
아마데우의 삶에 대한 그레고리우스의
호기심을 더욱더 증폭시켰다.
동생과 동생이 소개해준 오빠아마데우의 전레지스탕스 동료 주앙은 아마데우에게
일어났던 일을 차근차근히 설명해주기시작한다.
그에겐 고문의 아픔이
가장 먼저되살아나는 젊은시절.
1974년까지
40년간이나 지속된 독재정권타도를
위해 뭉친 레지스탕스 멤버였던
주앙. 죠지, 스테파니아 그리고 아마데우.
그리고 그들에겐 조국을 위한
뜨거운 애국심 만큼이나
서로를 향한 깊은애정과 질투가 자라나고있었다.
어린시절부터 죽마고우였던
죠지와 아마데우
판사의 아들인 아마데우에 비해
가난한집안인 죠지는 늘 한편으로
그에대한 열등감과 그들의 우정이 영원하지 않을거라는 불안감이 자리잡고있었다.
성인이되면서
아마데우는 의사가되고 죠지는 약사가된다.
아마데우는 친구를위해 직접 약국을 개업해서 선물로 줄만큼 그를 위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큰것같았고, 죠지도 이에너무 고마움을 느끼고 이 행복한꿈에서 영원히 깨고싶지않았을것이다.
하지만 이 단꿈은 그리오래가지못하고 죠지의 연인 스테파니아가 아마데우를 만나면서 박살이나고만다.
급속도로
아마데우에게 빠져드는 스테파니아.
그녀의 적극성에 아마데우도 서서히맘을열기시작한다.
이를안 죠지는 배신감에휩싸여 어찌할줄을모르다,
그날 그일을 두눈으로 목격한 순간
그 둘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아마데우의 장례식
가족을 포함한 많은이들이
그의죽음을추모하며
관위에 꽃송이를 올려놓는다.
마지막까지 장례를 지킨건
그의 절친한친구
죠지, 그리고 그 앞에 마주선 검은 면사포의 여인.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
다시 시간을 되감기해 아마데우의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을 살펴보자. 의사이지만 레지스탕스였던 그의집 앞에서 한남자가 마을사람들에 둘러쌓여 죽이되도록 맞고있었다.
그는 다름아닌 악명높은 비밀경찰 멘데즈.
동료들을 잡아다 가두고 고문하고 심지어죽이기까지하는 천적이나
다름없는 그를 다른 경찰들이
데려와 치료를 부탁한다.
의사로서의 직업소명을 유지할것인지 아니면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서 대의를 지킬것인지를
깊게 고민하는 아마데우
결국 독극물대신 아드레날린을 투여해
생명을 구한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건 박수가아닌
한여인이 얼굴에 뱉은 가래침, 다른사람들의 손가락질이었다. 이 사건이후로 아마데우는
배신자라는 낙인이찍힌다.
혁명을 위한 모임중 들이닥친 비밀경찰.
황급히 달아나는 조직원들.
아마데우와 스테파니아는 사랑의도피행각을 하나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국경에서 수색관문을
맞닥뜨린다. 트렁크를 열으라는 군인교관.
자칫하면 모두가 다죽을수있는 절체절명의순간.
아마데우의 머릿속에 생각난건
'멘데즈'의 전화번호였다.
멘데즈는 자신의 생명을 살려준
아마데우의 부탁을거절할수없었고
결국 수색없이 무사히 국경을 통과하게끔 돕는다.
무사히 스페인에 도착한 둘,
아마데우는 스테파니아에게 둘이서 브라질로떠나
행복한삶을 살자고 제안하나, 스테파니아에게는 그저 허황된 동화같은 이야기로들린다.
'사랑'하나면 될것이라믿었고, 죽음을 초월한
이 행복한 순간에 그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자신의 상황을 살핀다.
그리고 잠시
잊고있었던
그레고리우스
이 뜻밖의 여정에 점차 바뀌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어린아이처럼 설레여야하는
그의모습은 너무나 귀엽다.
아내가 자신을 떠난이유를 '지루'해서 라고
말하는 그는 원하는답을 얻기위해 하지않던 술과담배를 시도해보고, 교장선생님의 전화를 무시하고,여인에게 용기있게 데이트신청을 권해볼 정도로 평소답지 않은 과감한 행동들을 한다.
여행의 마지막 날
스위스로, 그의 일상으로 다시 되돌아가려는 그순간. 눈앞에선 그녀가 말한다.
우리는 앞에 표시해둔 결정적인 <순간>들 만큼
극적이라고 말할순없지만, 분명히 지극히 개인적일수도 있는 결정적인 순간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 순간들은 아주고요히 다가온다. 물론 그만큼의 잠재력을 알아채기란 쉽지않고, 결과또한 파악할수없다.
이런이유로 우린 '알수없는 인생'이란 말을 자주듣나보다. 더불어 '그래서 살만하다.'라는 후렴구같은 말이 이어질거란 것은 너무나 쉽게예측할수있다.
아주고요하게 다가오는 그순간들이 아주작은목소리로 '이거해보는게어때?(Why don't you do this thing?)'라고 말할때 ,
내 마음속 메세지가 희미하게 들리는 그 순간을 소중히 여겼으면한다.
너무 극적인 순간을 바라다
진짜 터닝포인트를 놓치지않도록 나의 내면욕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더 넓은 가슴으로 그 기회들을 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