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우 Apr 18. 2017

아는만큼 보이더냐

철수의 그림이야기


아는만큼 보인다?


우리는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우리가 알고 있는 사전지식을 최대한 사용해서 그것들을 해석하려고 한다. 화가들 또한 아무리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과정일지라도 이전에 알고있던 것들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사전지식의 예술에 대한 강한 영향력은 특히 르네상스시기 이후부터 현대예술 전까지 전개된 서양미술사에서 쉽게 찾아볼수있다. 질서,규칙,합리,이성을 강조하는 ‘재현(representation)’미술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근대미에서 해당한다.



나는 여기서 작품을 소개 보고자 한다.

하나는 지식의 수준이 아직 많이 부족했원시시대, 구체적으로는 신석기 시대의 미술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있는 정보과다의 시대, 현대예술 작품이다.

 

이 작품들을 통해 앞서 말한 사전지식의 예술대한 영향력이 어떻게 변해왔는지파악하고자한다.



그림1 <반구대암각화中>
그림2 <나일강의 기적> 파울클레 1937



 



첫번째 그림은 신석기시대의 울산 반구대암각화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고래,멧돼지, 호랑이, 들소, 노루 등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고래는 흰수염고래와 돌고래를 한 눈에 구별해 낼 수 있을 만큼 세세하고도 정확신체특징을 잘 묘사해놓았다. 당시의 작품 제작자들은 누구보다도 자연물을 예민하게 관찰했다. 비록 그림 표현 수준은 상당히 낮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관찰력 만큼은 으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여기에 사전지식이 감상에 영향을 미치는것에 대한 의문이제기된다.

신석기시대의 원시인들에게는 지식’

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지금시대 만큼 많지가 않았다. 언어라는 도구와 기록이라는 방식으로 우리의 지식들은 현재까지 역사적으로 축적되어왔지만, 그 시대에는 그런것들이없었고,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도 표본이라고 할만한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기에 그들은 맨몸으로 나아가 자연을 맞닥뜨리

오로지 그들의 두  ‘생(生) 눈’에 의지해 대상들을 있는 힘껏 묘사해 내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그림은 해석할 필요도 없이 명백하고 간단하다.


이에 반해 현대미술은 너무나도 어렵다. 왜일까?

파울클레의 그림을 살펴보자. 그림2는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파울클레가 그린 <나일강의 전설>이라는 작품이다. 배, 해, 달, 나무, 노를 젓는 사람들, 물풀 등등. 그림속의 형상들은 신석기시대의 암각화와 크게 다르지않다. 유치원 아이가 그린 것처럼 간략한 선의 나열, 명백한 스토리, 하지만 그것의 의미에대한 확신은 들지 않는다. 그림의 제목이 주는 희미한 가이드라인만이 유일한 실마리일뿐. 현대회화는 신석기 시대 회화만큼이나 표현상에 있어서 간략한 것들도 많이 있지만, 원시시대의 작품을 보는 것 과는 다르게 그림을 보는것 자체가 피로감을 안겨준다. 정보의 과다라고 여겨지는 현대사회에서 지식을 가지고도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제 그림을 볼 때 지식의 적용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찌 타개해야하는가.


 포기해야하는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 하는것"이 현대예술이라고 주장하는 파울클레의 말을 되새겨 보면서, 그림 감상에 있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과연 늘 적용되는지를 생각해보았으면한다.    

 

근대서양미술사에서 사전지식이 창작과 그림 감상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은 절대적 항시적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긴 역사의 선상에서 보자면 한 구간을 차지했다고  표현하는게 적절할 것 같다.

이는 원시시대부터 시작되어서 근대를 거쳐 현대예술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발전해왔다.


제일 먼저는 ‘보이는 만큼 세상을 알게되었고(원시예술),


그런 정보들이 모여 아는 만큼 세상을 잘 보아왔고 (근대예술),


지금이르러서는 ‘알아도 보이지않는 (현대예술)상태가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