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다정

인스턴트 위로

by 애린 이종희

30초 다정-이종희



갈색 콩처럼
바짝 마른 안부들을 쏟아 넣는다

우리는 서로의 눈 대신
깜빡이는 전원 버튼을 바라보았다

윙, 하고 기계가 대신 울어줄 때
납작하게 갈려 나가는 건
나의 피로일까 너의 의무일까

종이컵 바닥으로 뚝 뚝 떨어지는
검고 뜨거운 마음

괜찮다는 말은
정확히 삼십 초 만에 추출되어 나온다

너무 뜨거워서
후, 불지 않으면 삼킬 수 없는 위로

쓴 물을 목구멍으로 넘기면
심장이 억지로 쿵쿵 뛰기 시작하고
나는 델 것 같은 혀를 말아
따뜻해서 좋네, 하고 웃어 보였다

식어버린 잔이 구겨지는 순간

비로소 차오른 텅 빈 다정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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