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빚어 만든 호흡
은빛 빗장을 입술에 물면
선율의 통로를 막아선 매듭이
반음계의 계단을 타고 흔들린다
안으로 삼킨 기억의 날카로운 결을
호흡으로 둥글게 빚어 허공에 풀어놓으면
구멍마다 고여 있던 지난한 계절들이
얇은 떨림 위에서 비로소 파닥거린다
손바닥에 고인 차가운 금속이
내 안의 열기로 미세하게 떨릴 때
녹슬어 붙은 기억의 잔해들이
소리의 형체로 천천히 걸어 나온다
꺼내지 못한 화음은 바람길에서 흩어지고
침묵한 말들은 칸막이에 걸린 날개
내뱉는 숨은 옹이를 풀어 굴리는 둥근 바퀴
입술 끝 수많은 통로로
안으로 굽은 저음을 흘려보내고
녹슨 기억을 닦아내며 돋아난 숨표를
고음의 햇살로 끌어올린 작은 합주
우리는 매 순간 숨을 고르며
가장 부드러운 화음으로 서로를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