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각은 어디로 가는 걸까

송길영 작가 강의를 다녀와서

by 애린 이종희

우리의 생각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이종희


아이러니하게도 모대학 입학설명회 현장에서

'더 이상 많은 지식이 필요 없는 시대'가 왔다는 강의를 들었다.


강연자로 나선 빅테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의

정확한 발음과 쉼 없이 몰아치는 말의 속도는

급변하는 현재의 속도감을 그대로 비추는 것 같았다.


그의 말처럼 정말

지식도, 거대한 조직도, 우리가 맺는 관계조차도

'경량화'의 시대가 시작된 걸까.


강의 중 그는 드라마, 서울 자가 김 부장을 소환했다.

조직의 톱니바퀴 속에서

자신만이 정답이라 믿으며 비대해진 중년의 상징.

송길영은 그를 향해

회사에서 가장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이토록 무능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넷플릭스 시리즈를 이틀 만에 완주했다.


그는 든든한 가장이었고,

자신이 배운 삶의 공식을 정답이라 믿으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그 길을 걸어온 사람이었다.


다만 세상의 시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을 뿐,

변화하는 세상에 자신을 맞추지 못한 그 완고함은

어쩌면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마지막 방어기제는 아니었을까.


바야흐로 AI가 지식의 곳간을 대신하는 시절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거대한 인공지능을 움직이는 동력은

결국 인간의 '프롬프트'다.

프롬프트는 단순한 명령어가 아니다.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에 대한 질문의 시작이다.


다양한 상식과 인문학적 토양이 비옥할 때만이

고성능 AI라는 예리한 도구는 비로소 빛을 발한다.


지식이 파편화되어 떠도는 시대일수록

그것들을 꿰어내는 통찰과 문해력은 더욱 절실해진다.


결국 모든 것이 디지털로 치환되고 가벼워지는 시대에

우리가 끝내 놓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찰나처럼 머물다 갈 인생에서

낡은 관습과 좁은 편견에 갇혀

이 광활한 세상을 놓치기엔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너무도 짧다.


말이 없던 아득한 시대부터 현재까지 예술품은

늘 그 시대의 결핍과 욕망을 대변해 왔다고 한다.


모든 것이 효율과 속도로 수렴되는

가까운 미래에 가장 귀한 예술품은

어쩌면 따뜻한 것

사람과 사람이 마주 앉아 순수를 나눌 수 있는

발그레한 온돌방이 아닐까...


누가 알까...

Ai를 탄생시킨 것처럼

이런 엉뚱한 상상력이 현실이 될지...





감사합니다. 집안에 일이 있어

오늘로 마감하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늘 향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