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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포토에세이-3

by 이종희

오늘의 물보라가 흩어져도


서러워하지 않습니다


함부로 떨구지 못한 방울들이


모이고 모여 나를 이루듯이


지금 나는 그대의 마음으로


이렇게 투명하게 맺히고 있어요


흠뻑 젖은 날들이 바스러지고


다시 젖어 긴 강을 이룰 때도


나를 지우지 않는 그대로 하여


나는 속도에서 낙수 되지 않았고

다시 풀잎의 노래를 긁적이고 있어요


비록, 마를 수 없는 운명이지만


누군가의 공허를 다독이며 산다는 것은


내가 나를 위로하며


방울방울 영그는 일이었습니다





글, 사진/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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