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뜰-15
흙의 성분에 따라
창작이 뿌리를 내린 건 아니다
줄기를 채운 영하의 입김과
이파리를 스친 찰나의 햇살,
그리고 갈라진 논바닥의 목마름이
수국의 사유를 지탱한다
수국은 일생의 발자취로
서정을 가꾸고 고정관념을 퇴고한다
자신의 고유 문장이 꽃잎을 수놓는 동안
산성은 연민을 함축하고
알칼리성은 싱그러움을 요약한다
평범한 일상이 뜻밖의 화단을 꺼낼 때
우리는 환호했고, 존중했다
닮고 싶은 빛을 탁본하지 않아도
수국이 초여름을 저작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