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뜰-16
미안해
-이종희
부르지 못한 너의 이름이
덜컥, 톱니에 걸려 버렸다
어쩌다 엇나간 재봉틀 속에서
작은 오해의 실밥을 외면했을까
무성한 이야기가 노루발에 실려도
밀리지 않던 진실의 돌림 바퀴는
지난날의 시접을 허무하게 접은 채
풀린 우정의 윗실을 방치하고 말았다
직선의 말들을 털어내지 못하면서
예민한 가슴에 박음질을 해대며
서로를 믿는 땀 수 때문이라고 했다
벌어진 마음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온종일 헝클어진 시간을 걷다 보니
자꾸만 밀려든 후회의 실타래가
북집 속에 빼곡히 감기고 있는데
네 가슴에 웅크린 재봉틀 밑실을
나는 제대로 풀어주지 못했구나
#현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