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

詩의 뜰-17

by 이종희

낙과

-이종희


초록을 비집고 들어온 면접관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한 풋감 앞에 앉았다


막다른 골목의 심정으로 매달렸건만

냉철한 눈빛은 인정이 없다


누가 더 오래 버티고

누가 더 오래 준비했는지는

마지막 가지에 달린 사인만이 증명한다


매년 반복된 의식에서 떨어진 과일들은

더러는 사회의 청량한 밑거름 되어

자신만의 향기를 발산하지만

풋감의 떫은맛은 우려내지 못한다


마지막 서류에 오르기까지

자립의 순서가 가점을 받는다면 모를까,

공정하지 못한 공정은 늘 자유로웠다


축 늘어진 어깨너머엔 어김없이

높은 경쟁률이었다는 감잎이 펄럭이고


며칠 사이 더 핼쑥해진 청춘 몇은

샐프 최면을 빌어 밖으로 나온다



#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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