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과 혼탁 사이

일급수와 삼급수 내성

by 애린 이종희

맑음과 혼탁 사이


일급수에 사는 물고기는

비가 오면 산소가 부족해져

쉽게 목숨을 잃는 '민감 종'이고


삼급수에 사는 물고기는

웬만한 변화는 견뎌내는

이름마저 든든한 ‘내성 종’이라 한다.


우리 삶도 그렇다.

맑음 속에 숨겨진 결백은

작은 티끌조차 받아들이지 못해

오히려 쉽게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맑은 물이라고

늘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하다.


적당히 흐린 물속에서

그 물이 전해주는 수많은 감정을

천천히 가라앉히다 보면,


너와 내가 조금씩 물들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으며

정다운 우리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