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10. 2019
겨울나무의 침묵 수행 / 정연복
짹짹 새소리 들려
베란다 창문 너머 보니
겨울나무 빈 가지에
까치 세 마리 앉아 있다.
어쩌면 쓸쓸했을 나무
무척 반가웠을 텐데
그런데도 아무런 말없다
숨멎을 듯 정적만 흐를 뿐
새들도 잠시 머무는 동안
덩달아 말이 없다.
새들이 떠난 자리
왠지 고요는 더욱 깊은데
겨울나무가 말없이
툭 던지는 화두(話頭) 하나
'나는 지금 침묵 수행 중.
소란한 세상이여, 침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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