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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_겨울나무의 침묵 수행

DEC 10. 2019

by AERIN


겨울나무의 침묵 수행 / 정연복


짹짹 새소리 들려

베란다 창문 너머 보니


겨울나무 빈 가지에

까치 세 마리 앉아 있다.


어쩌면 쓸쓸했을 나무

무척 반가웠을 텐데


그런데도 아무런 말없다

숨멎을 듯 정적만 흐를 뿐

새들도 잠시 머무는 동안

덩달아 말이 없다.


새들이 떠난 자리

왠지 고요는 더욱 깊은데


겨울나무가 말없이

툭 던지는 화두(話頭) 하나

'나는 지금 침묵 수행 중.

소란한 세상이여, 침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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