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_2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MAR 31. 2018

by AERIN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by 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한 기다림이 다른 기다림에게.


떠나 버린 기다림은 더 이상
기다림이란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 시간을 이미 지워버렸을지 모른다.

지쳐있던 다른 기다림을 돌아봤을 땐

이미 길을 나선 뒤였다.


그렇게 쉽게 떠날 거면서

나를 원망하던 네가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이미 길을 나선 뒤였는데

기다린단 생각에 미안해하며

짐을 지우지 않으려 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


이기적인 못난 마음이었다.

원망할 자격조차 없다.


돌아봐주길 바랬지만

길을 떠나 다른 곳을 향하는

그 기다림을 붙잡을 힘이 나에겐 없다.


나도 이젠,

이 기다림을 떠나야겠다.

도망치는 것도 숨을 것도 없이

차근히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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