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_부치지 않은 편지

JUN 24. 2018

by AERIN



부치지 않은 편지 by 정호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아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이 시를 권했던 한 사람은

부치지 '못한' 편지가 아닌 부치지 '않은' 편지라며

하나 하나 글 속에 마음을 담았으나

그렇게 담은 마음을 묻어 둔 거라고 했다.


스스로 단념 하였으나

결국, 전하지 '못한' 마음이었다.



그 마음 전했다면 지금쯤 달라졌을까


반송되었다 한들 마음은 후련했을지도.

쉽게 비울 수 있었을지도.

지금보단 더 편했을지도.



#1일1시 #100lab #024 #정호승 #부치지않은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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