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4. 2018
부치지 않은 편지 by 정호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아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이 시를 권했던 한 사람은
부치지 '못한' 편지가 아닌 부치지 '않은' 편지라며
하나 하나 글 속에 마음을 담았으나
그렇게 담은 마음을 묻어 둔 거라고 했다.
스스로 단념 하였으나
결국, 전하지 '못한' 마음이었다.
그 마음 전했다면 지금쯤 달라졌을까
반송되었다 한들 마음은 후련했을지도.
쉽게 비울 수 있었을지도.
지금보단 더 편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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