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_열일곱

MAR 03. 2019

by AERIN



열일곱 by 최지은

비 맞는
자두

자두나무에 묶어둔
긴 줄을 따라가면

물웅덩이
나를 따돌리듯이

텅 빈 하늘

그 위로 다시 비 맞는
빗방울

숨으면 마주치는
애꾸 고양이 피부병을 앓는다

마주 앉아
흠뻑 젖으면

몸에선 새로운 뼈가 돋을 것 같아

오월이었다

다리를 절뚝이는 어린애가
허밍을 흘리며 나를 앞서 지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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