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_그 여름의 끝

MAY 18. 2019

by AERIN



그 여름의 끝 by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1일1시 #시필사 #그여름의끝 #이성복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85_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