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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tuti May 27. 2020

12화:공룡과 우주, 다른 듯 닮은 두 과학분야

점과 점을 연결하기

미국 학부모로 살아보며 느낀 것이 내가 어릴 적 클때에 비해 요즘 아이들 또는 미국 아이들은 공룡이나 우주에 관한 관심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동내 도서관에가 봐도 공룡에 관한 책과 우주에 관한책은 아동 서적 과학 부분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 공룡이라 하면 만 2세에서 5세 사이에 특히 남자아이들이 푹 빠져 있으면서 읽기도 힘든 이름을 그림만 보고 맞추고 광대한 양의 정보를 줄줄 외우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영화 '주라기공원'이 나와서 그당시 아이들이 공룡에 관한 관심을 좀 가지긴 했으나 학교 교과서에 실린 거라곤 멸종을 다룰 때 잠깐, 그리고 지층을 배울때 잠깐 다룬 것 밖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공룡에 관한 글들은 '믿거나 말거나'류의 흥미위주 어린이 과학잡지에 실린것이 주를 이뤘었다. 그런 책들의 경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같은게 끝에 실려 있으면서 과연 지구가 멸망 할까? 지구가 멸망 한다면 공룡을 멸종시킨것 과 같은 그런 일이 또 일어날까?같은 내용도 함께 있었던 것 같다.


우주에 관한 수업이라 하면 맨날 시험 문제에 나오는 달의 주기, 수금지화목토천해명(그래, 난 명왕성이 아직 행성일때 외웠다)순서를 외우는 것, 일식과 월식일때 지구, 달, 태양의 위치, 조석 간만의 차이 정도를 배우는 게 다였다. 물론 미국 아이들은 나사라는 연구소가 자기나라에 떡하니 있고 우주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역사시간에 우주인들의 위인전을 읽으니 그 의미가 남다를 수도 있겠다.


나는 공대를 졸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있어 공룡과 우주는 하나는 사람이 존재하기도 전에(물론 크리스쳔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도 있겠으나)있다가 지금은 뼈와 발자국만 남아있는 존재라, 또 하나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다가가기도 어려운 존재라 과학이라 하기엔 미지의 세계라 말하기 보단 무지의 세계라 함이 더 어울릴 만한 분야라 학교에서 조차 크게 비중을 두고 다루지 않고 지나가는 두 과학분야였다.


그런데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워보니 학교에서 공룡과 우주라는 주제로 꽤 많은 수업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사실 과학이란 과목은 세상의 원리와 이치를 이해하는 과목이라 생각되는데 세상에 알려진 정답이 나와있는 부분을 외우고 그 법칙에 끼워맞춰 문제를 풀고 그러는 것이 과학인거 같은데 내 작은 머리론 아직 알려진 사실이 너무나도 적어 추측만이 난무하는, 더군다나 한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예전에 알고있던 사실은 틀렸고 이젠 이게 사실이라고 번복에 번복을 반복하는 분야를 깊게 시간을 들여 배운다 라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공룡을 주제로 가르치는게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생 아이들에게도 공룡이란 주제로 수업을 하기도 한다. 도데체 어떤 수업을 하길레 하는 의구심으로 가만히 들여다보니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자란 내가 과학이란 부분을 잘못 이해하고 놓친게 많아 보인다.  과학이란게 왜? 라는 궁금증, 그리고 관찰에서 시작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의 선생님들이 왜 이 두 분야를 가지고 과학수업을 진행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두 분야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한다. 또한 과학은 문제를 푸는 과정이지 사실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가설을 세우고 통제되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그 모든 과정이 과학이다. 실패를 하면서 가설을 수정하는 것 역시 과학의 한 과정이다. 이미 다 아는 분야는 더 이상 궁금할 것이 없어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과학을 알려진 사실인 점과 점을 연결시키기 위해 내 상상력과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빈칸채우기를 해 가는 학문이라 생각한다면 빈칸이 많은 공룡과 우주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주제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어보면 NASA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과학자이자 엔지니어인 저자가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양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생물학적 지식도 동시에 알고 있는지 감탄할 따름이다. 점과 점을 잇는 교육은 자신의 지식적 배경을 넖혀 감으로 촘촘한 지식의 그물을 쳐서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그것에 이전에 알던 지식안에서 관계를 적립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삶에 적용 할 수 있게 한다.


학교가 과학시간에 할 일이 단순히 사실을 달달 외워 문제를 풀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아이들이 사회로 나가 생활 속에서 문제를 접했을 때 그 문제해결을 스스로 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선사해 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공룡과 우주는 점과 점을 이어주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에 해당한다. 공룡은 현재 생존해 있는 동물들을 빗대어 상상해 과거의 공룡들을 상상해 볼수 있고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공간과 비교해 보며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주제 모두 상상이 필요하기에 상상에 날개를 더해 새로운 상상의 생물체나 상상의 행성들을 만들어 내고 크리에이티브 글쓰기와 함께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을 할 수 있어 교과 연합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이런 정답이 없는 모두가 답이 될 수 있는 교과 연합학습은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즐거움을 주고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준다.


먼저 공룡에 대한 수업을 배워 보자. 공룡은 700여종의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이 현재까지 발견됐다. 이런 종의 다양성을 활용해 간단하게는 초식과 육식 동물의 비교에서부터 서식지(Biome)의 차이,먹이사슬, 사냥할때 무리를 지어 하는지 홀로 하는지 동물의 사회성, 육체적 차이에 따른 먹이를 얻거나 적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퇴적층의 특징과 생성과정, 진화, 환경에 따른 적응, 고생대 생물, 고생대 지구의 환경, 지구 생태계의 변화, 생태계의 다양성과 그 이점, 멸종 위기종,환경오염, 인간의 간섭에 따른 생태계의 위기, 대기권과 그 역할, 대기권 내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포화도, 운석, 화산활동, 판게아등 생물, 지구과학, 환경, 화학등 다양한 분야를 아이들의 나이와 수준에 맞춰 수업을 진행 할 수 있다.


우주에 관한 수업에선 빛과 에너지, 행성과 별, 자전과 공전 주기,자전 축, 대기권, 중력과 만류인력, 시간과 공간의 계념, 네비게이션과 항해술, 그리스 로마 신화와 별자리, 물질과 화학, 물과 생물의 기원, 생물의 생존조건, 시간 속력 거리, 뉴턴의 법칙, 로켓과 추진체, 로버와 인공지능 컴퓨터, 시추법과 셈플 체취 방법, 인공위성과 5G, 생존벙커, 재생에너지, 자급자족 가능한 우주정거장, 수퍼노바와 핵 융합 등등 우주 또한 공룡 이상으로 아이들의 배경 지식에 따라 다량한 수업을 진행 할 수 있다. 물론 물리와 화학적 지식배경이 필요한 부분에선 수학적 지식이 더해진다면 더 많은 분야를 공부해 볼 수 있다.


상상력에 돗을 달아주는 교육이 아이들을 자신이 알던 익숙한 영역에서 한번도 가 보지 못한 내 능력바깥의 새롭고 생소한 영역으로의 항해를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아이들을 꿈꾸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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