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ututi Jun 17. 2020

13화:펜데믹 중에 읽는 고전과 역사

미래를 향한 돌파구를 과거에서 배우다

3월, 봄방학 이틀 전 부터 학교를 가지 못하면서 본의아니게 3학년 5학년 두 아이의 홈스쿨링이 진행되어왔다. 처음엔 다시 학교를 돌아갈 거란 생각에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것을 가르쳐 다양성을 키워주어야 겠단 생각에 한자공부, 중세역사, 그리고 지리를 활용한 미국역사를 중심으로 공부를 시작 했는데 이렇게 그냥 방학을 하게 되면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고전과 함께 좀 더 깊이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사상초유의 펜데믹, 증시의 폭락, 역사상 최악의 실업사태, 기본소득과 구제금융, covid-19 사망자 숫자 뒤에 나타난 인종간의 차이, 무능력한 국가 지도부, 미국 내부의 상황의 탓을 중국에게 돌려 주위를  환기시키며 가중되는 미중간의 갈등, 흑인 인권 시위, 환경오염과 지구 생태계의 변화,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우주정거장에 가는 우주인, 펜데믹 시절에 더 가혹하게 나타난 가정폭력, 인터넷 보안과 비트코인 신기술 뒤에 숨겨진 성착취 영상물의 유포, 가난한 자에겐 더 잔인한 바이러스 등등 이런 현실을 우리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고 앞으로 그들이 나아 갈 세상의 방향을 재시 해 주기위해 매일 뉴스를 함께 보고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님에 따르면 고전이란 그냥 옛날 책이 아니라 40년이 넘게 사람들에게 계속 읽혀지면 그것이 고전이 된다고 하셨다. 40년이란 세월은 3세대가 그 책을 읽었다란 뜻이 된다. 시대, 국가, 이념, 문화를 넘어 보편적으로 사람들에게 통념되는 가치를 가진 글이 고전이 되는것이다.


로마가 몰락한 이후 중세의 모습은 펜데믹이 시작 된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다. 길이 끊기자 교역로가 끊긴 세상에서 멀리까지 물건을 사고 팔 수 없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중앙 지도부가 사라지면서 각 지역마다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면서 사람들은 각자 살아남을 궁리를 해야 했다. 가장 힘이 약한 농민들은 많은 돈을 세금으로 뜯기며 권력자들 앞에 무기력하게 당했다.(펜데믹 상황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닭공장, 소공장, 농장, 월마트, 슈퍼마켓등지에서 목숨을 담보로 일을 해 세상을 돌려야 했다.) 거대 정부가 사라진 시대에 교회가 학교, 병원, 고아원등 복지시설의 역할들 담당 했다. 지식의 독식은 권력의 독식을 나았다. 지금 우리에겐 당연히 느껴지는 보편적 교육, 학교와 인터넷, 지역 도서관이란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이들과 나누어 보았다. 마그나 카르타를 시작으로 왕조차도 법 앞에선 함부로 권리를 남용할 수 없게 만든 중세인들과 법 앞에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우리의 모습. 그래서 조금 더 공정하고 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질서인 법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바라보았다. 법을 만들 때 누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가에 질문을  던저 보았다.


어릴 때 재미있게 만화로 보았던 로빈 훗과 작은 아씨들 또한 어른이 된 입장에서 다시 읽어 보니 작품을 이해하는 깊이가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로빈 훗의 주된 내용은 부패하고 탐욕한 권력자로 부터 일반 평민들이 자신을 지키고 싸우는 것이지만 또한 인종의 갈등이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로빈 훗의 아빠가 색슨족(영국 본토인)이라 로빈 훗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 1세라 할 수 있겠다. 그런 그가 노르만족(침략자) 영주와 대항 해 싸우는 것이다.  법이 사회정의를 구현하지 못할 때 그 법을 지켜야 할까 법을 어겨도 괜찮을까? 다 같이 힘든 지금같은 시기에  지원금을 차등으로 지원하는 것과 일괄로 지급하는 것은 어떤 차이를 가져다 줄까? 로빈 훗이나 임꺽정이 이루고자 한 사회는 사회주의 국가였을까? 기본 소득과 무료 고등교육을 주장하는 버니 샌더슨은 수정 자본주의라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사회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작은아씨들에서 조가 마주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지금 해소되었다 말할 수 있을까? 대모님이 말 처럼 여자의 운명은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달린 것이란 것은 140년이 지난 지금도 바뀌지 않은 진실일까 아니면 바꾸고 싶어하는 현실일까? 자신을 벗어 던져버리고 남들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값비싼 드레스를 입고 헤픈 웃음을 날리며 샴페인을 마시던 메그의 모습이 때때로 나에게도 보이지 않는가?

세익스피어의 멕베스를 읽으면 이브가 아담에게 선악과를 권한 것처럼  멕베스의 부인이 칼을 건내다 준다. 여행용 가방에 아이를 가둔 계모, 강아지처럼 목줄을 채워 배란다에 아이를 둔 친모. 그들 뒤에서 그런 악행에 동조하고 묵인한 남성들. 그들의 악행은 여자에게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본인들 자신에게서 온 것인가? 어떻게 권력을 얻어야 하는가? 얼만큼의 권력을 가지면 나는 충족함을 느낄까? 권력을 가진 자는 어떻게 그 권력을 사용해야 할까? 8급, 7급 한자를 배우면서 국가, 민족, 나라, 군, 시민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


론 카운티에서 발견된 한 여아의 사체와 지하실에 묶인 채로 발견된 그녀의 오빠.

https://www.wbir.com/article/news/crime/records-parents-admit-locking-children-in-basement-with-little-food-burying-dead-daughter-in-the-barn/51-5c1983bc-bd8d-40e4-8acb-eea72fe7d351

음식을 훔쳤다는 이유로 가두고 굶기는 것을 부모의 권리라 할 수 있을까? 왜 그 아이들은 음식을 훔쳐야 했을까? 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행할 수 있는 권리는 어디까지 일까? 중세 시대처럼 부모 마음대로 자녀를 결혼시키거나 자녀의 결혼에 반대 할 수 있을까? 게임시간을 허용하거나 막는것은 부모의 권리일까 자녀 권리의 침해일까? 단 음식, 음료수, 과자등을 부모의 허락없이 몰래 먹었을 땐 어떤 처벌을 주어야 할까?


내가 키우는 개가 옆집 사람을 물면 벌은 개가 받아야 할까 주인인 내가 받아야 할까? 무인자동차가 사고로 사람을 치어 다치거나 죽이게 되면 자동차 주인이 벌을 받아야 할까 아니면 자동차를 만든 회사가 벌을 받아야 할까? 잘못된 정보로 안정성 검증이 안된 covid-19  치료제를 허용하게 되어 사람의 목숨이 잃게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걸까?


새로운 고전이 되어가고 있는 29년이 된 작품, 샤일로. 이웃이 법을 어기는 것에 있어서 나에게 피해가 없다면 묵인해도 되는걸까 아니면 나에게 당장 피해가 없더라도 신고해야 하는 걸까? 한 국가가 다른 한 국가의 정책에 대해 왈과 왈부할 권리를 가지는가?  중국의 홍콩사태에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은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가? 아이에게 '너는 노력만 하고 꿈을 꾼다면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하고 말해주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네가 원하는 그런 큰 꿈은 돈있고 빽있는 사람들이나 이룰 수 있는 거야. 우리집에선 너를 지원해 줄 수 없어.' 하고 현실을 이야기 해야 하는걸까?


아이들과 함께 역사와 고전을 읽으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한마디로 딱 요약할 수 있는 모범답안은 재시하지 못했지만 우리를 사색하게 했고 깊이있는 고민에 빠뜨렸다. 하지만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른다고 해서 우리가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한것은 아니다.


   리오 1세 교황은 피 흘리는 전쟁 없이 훈족을 되돌려 보냈다. 둘 사이에 무엇이 오갔는 지는 알수 없느나 외교의 승리로 그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찰스 대왕, 샤를 마뉴는 교황을 그의 적들로 지켜줄 만한 자신의 무력으로 교황마져도 없애버리고 권력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도 같으나 그 대신 교황과 손을 잡음으로 더 큰 제국을 얻을 수 있었다. 힘이 있을 때 자신의 라이벌을 눌러 짓밟으려 하지 않고 그를 친구로 만들어 한 팀이 되면서 더 큰 힘을 얻는 지혜. 항상 침착하고 다정하기만 한 엄마는 다혈질인 조에게 본인도 40년간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기를 훈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마티의 엄마는 거짓말을 한 마티에게 참회기도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다라 린에게 가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All That Is Gold Does Not Glitter                    금이라 해서 다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 J. R. R. Tolkien                                              J. R. R. 톨킨

All that is gold does not glitter,                        금이라 해서 다 반짝이는 것은 아니며   

Not all those who wander are lost                   헤매는 자 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The old that is strong does not wither,           오래되었어도 강한 것은 시들지 않고   

Deep roots are not reached by frost.               깊은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못한다.

From the ashes a fire shall be woken,             타버린 재에서 새로이 불길이 일고,

A light from the shadows shall spring ;           어두운 그림자에서 빛이 솟구칠 것이다.     

Renewed shall be blade that was broken,     부러진 칼날은 온전해질 것이며,

The crownless again shall be king.                 왕관을 잃은 자 다시 왕이 되리.    

               

 


매거진의 이전글 12화:공룡과 우주, 다른 듯 닮은 두 과학분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