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맛집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해 있는 싱가포르는 세계의 음식들이 집약되어 미각체험이 즐거운 나라이다.
중국의 여러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들부터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미대륙의 요리들에 이르기까지, 이 작은 나라에서 모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싱가포르에서의 삶에 큰 위로이자 행복이다.
처음 싱가포르에 왔을 때 찾아갔던 맛집은 한국인들의 입소문에 따라 발걸음 한 곳들이지만, 이곳에 살면서 만났던 외국인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 찾은 곳들은 그야말로 유레카가 아닐 수 없었다. 나만 알고 싶었던 맛집들, 이제는 독자들에게 공개하고자 한다.
1. 바쿠테 맛집, <Ya Hua Bak Kut Teh>
싱가포르의 대표 음식인 바쿠테는 한국 관광객들이 한 번은 꼭 경험하고 가는 음식이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바쿠테 식당은 '송파 바쿠테(Song Fa Bak Kut Teh)'와 '레전더리 바쿠테(Legendary Bak Kut Teh)'이다. 그러나 싱가포르에 방문하는 지인이 있다면 나는 로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식당을 추천하곤 한다.
리버밸리 지역 Havelock MRT역에서 가까운 '야후아 바쿠테 <Ya Hua Bak Kut Teh>'는 위에 언급한 두 식당들과 달리 후추의 유무를 요청할 수 있어 아이가 있는 관광객들도 즐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고기 잡내가 나지 않아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바쿠테의 뜨끈한 국물에 빵(Fried Dough Stick)을 적셔 먹는 별미와 튀김 만두(Golden Fried Dumpling)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것이 묘하게 조화롭다. 바쿠테의 맛은 한국의 돼지국밥과 흡사하다. 우리가 먹는 방식대로 혹시라도 김치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사이드로 야채(Vegetables with Oyster Sauce)를 꼭 시킬 것을 추천한다.
2. 이스라엘에서 온 맛집, <Miznon>
이곳은 우리 가족과 가장 친한 이스라엘 가족의 추천으로 방문한 후, 일주일에 한 번씩 걸음을 향했던 식당, 바로 Miznon이다.
이스라엘의 길거리 음식을 모던하게 표현한 이 식당은 이스라엘 본점에서 시작하여 현재 미국,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호주, 싱가포르, 대만 등 약 25개의 매장이 세계에 있다.
싱가포르에는 두 개의 Miznon이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곳 외에 고급 버전의 <North Miznon>이 있다.
가벼운 식사를 원한다면 Miznon에서 대표 음식인 Pita와 샐러드를, 특별한 분위기와 함께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North Miznon을 추천한다.
두 곳 모두 텔록에이어(Telok Ayer) MRT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3. 차이나타운 말고 여기,
<Xiangyee Hunan Cuisine>
싱가포르에 방문하면 반드시 간다는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유명식당들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에서 맛보았던 익숙함에 다소 실망하게 된다. 굳이 싱가포르까지 와서 알고 있던 맛을 체험해서 되겠는가?
딸아이의 같은 반 중국인 엄마들의 추천으로 다녀온 Xiangyee Hunan Cuisine는 간판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후난(Hunan) 지방의 음식이다. 식당을 방문할 때마다 느낀 것은 대부분이 중국계 손님이고, 단 한 번도 한국인 손님을 본 적 없었다. 그만큼 한국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이라 확신한다. 위치는 성시경 가수의 새우국수로 유명해진 '대식가(Da Shi Jia)'에서 40m 떨어진 거리이다.
중국인 엄마들의 추천대로 시킨 음식은 아래 사진과 같이 돼지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국물요리, Mashed eggplant&Chili with Century Egg,
Stir-Fried Pork with Peppers이다. 국물요리는 진한 육수에서 느껴지는 풍미 가득한 돼지국밥을 연상케 하는 맛이다. 거기에 으깬 가지와 계란 반찬을 곁들이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준다. 돼지고기 요리는 기분 좋을 만큼의 알싸한 맛이다.
뻔한 중식 말고, 조금 특별한 중식의 깊은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으로 걸음 하시길.
4. 일본 음식의 정석, <Suju>
아이와 단 둘이 해외생활하면서 외식을 할 때면 가장 실패 없는 곳이 일본 음식점이다. 이곳 역시 어학원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의 추천으로 방문하였지만, 이미 싱가포르 내 한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필자의 단골 식당인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Suju는 전 메뉴를 맛본 경험이 있는 곳이다. 단 하나의 메뉴도 맛이 없던 적이 없기에 안심하고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싱가포르 내에는 두 개의 Suju가 있는데 두 곳 모두 오차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마다린 갤러리 내에 있는 가정식 버전의 Suju와 타카시마야 백화점 내에 있는 요리를 선보이는 suju 식당이 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맛에 있어서는 비교가 어렵다. 그렇기에 어느 곳을 가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5. 호주에서 온 디저트 맛집, <YO-CHI>
싱가포르에서는 호주의 다양한 브랜드를 접할 기회가 많다. 대표적으로 <스미글(smiggle)>, <코튼온(cotton on)>, <시폴리(Seafolly)>과 같은 가방 및 의류 브랜드를 비롯하여 호주 식재료를 판매하는 <스쿱 홀푸드(Scoop Wholefood)>, 호주의 대표 카페 브랜드인 <Toby's Estate>, <Carrotsticks& Cravings>, <Common Man Coffee Roasters >등이 있다. 그만큼 어딜 가나 호주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뜨거운 인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오차드 지역 Orchard Central 쇼핑몰에 오픈한 호주의 요거트 브랜드인 <Yo-Chi>이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자신만의 요거트를 만들고, 무게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인기를 모았으며, 밤늦게까지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요거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들의 성지가 되었다.
필자는 호주와 싱가포르 매장을 모두 방문해 보았고, 두 곳 모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테이블에 앉을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요거트 베이스는 시그니처, 초콜릿, 아사이 등에서 고를 수 있고, 토핑은 신선한 과일부터 비스킷, 브라우니, 모찌 등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뜨거운 햇살 아래 오차드를 거닐고 있는 중이라면 지금 방문하여 호주 감성의 시원함을 느껴볼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도 칠리크랩, 사테, 호커센터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로컬 음식들이 있다. 안 가면 후회할 것 같은 맛집들도 좋지만 새로운 곳에서의 경험은 당신의 여행을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