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8(월)
오늘은 호텔 뷔페를 가자고 약속했다. 아이들이 여기 와서 맛있는 것도 안 먹고 뭐하는 것이냐는듯한 표정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알뜰한 것도 좋지만, 때론 호사를 좀 부릴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나. 우리는 만델레이 베이 호텔을 찾았다. 열대 우림, 주라기 공원을 연상시키는 키근 야자나무들이 울창하게 들어서 있고 정원 관리기 잘 되어있어서, 이곳의 호텔들은 보통이 아니구나 하고 감탄 또 감탄을 하였다. 어떻게 이렇게 멋지고 크게 지었을까,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어떻게 자라고 공부를 했길래 이런 엄청나게 크고 예쁜 호텔들을 지었을까 생각하며 새삼 존경스러웠다.
호텔 뷔페는 썩 괜찮아 보였다. 권이 조금 먹다 금방 배가 아프다고 먹질 못했다. 엽은 엄청난 양을 먹어서 내가 못 먹은 양을 채웠다.
내가 묵고 있는 스트라스 토피스 호텔을 대표하는 것은 108층으로 이루어진 높은 탑이다. 이 호텔 키를 가져가면 무료로 올라갈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입장료가 60달러. 진과 탑을 올라가 보니 라스베이거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유리를 통해 밑에를 내려다보니 너무너무 떨렸다. 다시 더 계단을 올라가니 유리막이 없어 바람이 엄청 심하여 머리가 마구 날렸다.
스카이 점프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구경을 하면서 얼마나 강심장이기에 저런 짓을 할까 생각했다. 갑자기 위에서 악~하는 소리에 위를 쳐다보니 그위에 놀이기구를 타고 스릴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보는 것만도 너무너무 무서운데 탑 꼭대기에서 저런 무서운 기구를 타다니... 어휴, 보는 것도 무섭다. 진은 그 모습을 보고 흥분했다. 아, 여기가 그 호텔이구나, TV에서 이곳을 소개하는 프로를 봤다는 것이다. TV에 나왔던 탑이 여기란 말이야? 하면서 한동안 구경을 하고 내려와 유진은 또다시 한숨을 자고 날이 어둑해지자 우리는 서둘러 저녁을 먹고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나갔다.
다시 그랜드 커넬 샵스를 통해 공연장으로 가는데 타임머신 타고 갑자기 유렵으로 날아온 느낌이 들었다. 참 기발한 사람들이다. 뜨거운 호텔 주창장에서 문 하나 열고 안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너무 아름다운 도시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여유롭게 노천 카페에서 저녁을 먹고, 현악을 감상하며, 쇼핑도 하는 베네치아의 사람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어떤 미국인에게 공연장을 물어보니 자기도 그쪽으로 간다 하여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모르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무조건 물어보니 것이 시간 손실이 없다. 내가 산표는 79달러짜리 4등급이다. 그래도 볼만은 했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노래들.... 아, 너무해, 너무 멋있잖아. 진이는 너무 감동적이라 눈물까지 흘렸고, 팬텀의 노래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단다. 아들도, 동생도 모두 감동의 도가니였다. 다시 표를 사서 당장 또 보고 싶다고도 했다. 나도 그렇다. 그 노래들, 작곡자, 배우들, 무대 세트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다. 권이가 배가 아프다 하여 곧바로 호텔에 왔다.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 토할 것 같다. 장이 꼬였다 하여 우리를 걱정시키더니 뮤지컬 보는 내내 동생에게 매달렸다. 소화제를 사서 먹였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