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 (화) 그랜드케년 야영
오늘 라스베이거스를 떠난다. 멋진 도시, 아직도 볼 것이 많이 남았는데... 아침에 동생네 방으로 가서 권을 보니 좋아졌다고 한다. 다행이다. 체크아웃하기 전에 동생네 가족과 함께 탑으로 올라가 구경을 대충하고 서둘러 나왔다. 그랜드케년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약 6시간 걸린다 한다. 잘, 도착할 수 있을까?
호텔서 나와 라스베이거스에서 60달러만큼 주유를 하고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출발했다.
2시 정도에 바스토우에 도착해 햄버거를 먹고, 다시 달리기 시작, 6시 정도에 루트 66으로 유명한 윌리엄스에 도착했다. 윌리엄스는 그랜드케년의 초입이기 때문에 잘 온 것 같다. 한적하고 시골스럽고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의 마을이다. KFC에서 또 햄버거를 먹고 그랜드케년으로 향하는데 가도 가도 그랜드케년의 정문이 안 나온다. 한참을 더 간 후에 드디어 그랜드케년 도착, 거의 7시간 걸렸다.
일단 야영지부터 찾았다. 우리의 야영지는 Mather Campground.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6개월부터 예약한다는 인기 있는 야영지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조용히 야영을, 내가 보기에는 휴양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번 학습을 했건만 요 며칠 인터넷도 못하니 전혀 생각나는 것도 없었다. 갖고 간 여행책 2권을 의지하는데 정말로 정보가 부족하다. 가장 좋은 정보는 바로 그곳 비지터 센터 가서 구해야 한다. 그랜드케년 비지터센터는 5시에 문을 닫는다 하는데 우린 거의 7시에 도착했으니, 당장 정보를 구할 길이 없다.
동생은 어두워지기 전에 텐트를 치는 것이 좋겠다 하여 합심하여 텐트를 쳤는데 짐이 너무나 많아 텐트를 하나만 가지고 왔고 은근 걱정이 되었다. 6명이 4~5인용 텐트에서 잘 수가 있을 것인가? 텐트는 생각보다 커서 잘만 하면 다 잘 수 있을 것이다. 못 자면 차에서 잘 수도 있고. 텐트를 치는 사이, 근처에서 물을 뜨고 있는 미국인에게 석양을 볼 수 있는 좋은 포인트가 어디인지를 물어보았다. 어디가 제일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는 야키 포인트에서 어제 일몰을 감상했다고 한다. 그럼 거기는 어떻게 가나요?, 이렇게 나가서 저렇게 가면 됩니다.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기억력이 짧은 나는 알았다 하고 다시 식구들 있는 쪽으로 와서 이러저러하게 가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다사 그 미국인이 지도를 들고 와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잠시 그 지도를 빌려달라 하여 차 타고 포인트를 찾아 나섰다. 네비에 다가도 찍어놓고 찾아가는데 그 구불구불한 야영장을 벗어나니 방향감각도 없고, 길 잘 못 차는 미국 네비는 이랬다 저랬다 하고 우린 우왕좌왕했다.
큰일이다. 지금 일몰이 끝나가는데... 가까스로 포인트에 도착한 우리는 일몰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한번 보기나 하자. 모든 장엄한 일몰의 의식을 맞힌 그랜드케년은 조용히 어둠 속에서 당당히, 위엄 있고 도도하게 그곳에 있었다. 그 기품, 우리는 감탄을 했다. 역시 그랜드케년.
우리는 그랜드케년 마켓 플라자에 들려서 오늘 먹을거리와 캠프화이어를 하기 위한 나무를 샀다. 호텔서 해온 밥과, 집에서 가져온 반찬, 오늘산 고기와 소시지 등을 구워서 어두운 곳에 손전등을 들고 일회용 스푼과 포크를 사용하여 야영자들의 모습으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먹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랜드케년에서 야영을 하다니, 참 의미가 있다.
밤하늘의 별들은 그야말로 주먹만 하게 보였다. 내가 난시라서 별들이 퍼져 보이기도 했지만, 별들은 하늘에 구슬을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선명했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 다섯 명은 일렬로 제일 작은 규는 우리들의 머리 위에서 잤다. 서로들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서 낄낄대기도 하고 무섭다고도 하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 일출을 보아야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라고 했다. 근데 일찍이 언제야? 4시야, 5시야, 아니면 6시야?
그냥 알아서 일어나자 하고 잠을 청했다. 아, 의미가 있긴 한데 좀 불편하다..... 그래서 잠도 안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