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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집 잡힌 부분이 굳은살이 되었다.
바강을 떠나야 되는 아쉬움에 잠 못 들고, 글도 쓰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한다.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하지. 어젯밤 나는 일행에게 아침에 햇살에 비친 바 강의 풍경을 다시 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샘은 그럼 내일 다시 가자고 했다. 그러나 한참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방으로 가면서 선생님은 아침에 만날 시간을 말하지 않았다. 내 생각은 선생님이 피곤해서 가지 않겠구나였다.
이른 아침에, 선생님은 시간을 정하지 않았지만 내일 아침에 다시 가자고 말을 했으니 날 기다렸었나 보다. 나오지 않자, 방으로 전화를 했는데, 난 곧바로 받질 못했다. 한참 후에 혹시 전화를 하셨나 문자를 보내니, 답장이 왔다.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아서 쉐산도 간 줄 알고 가 보았더니 없어서 울면서 맨발로 헤매는데 어떤 스님이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그러면 아난다 파고다에 가면 선물을 안주신대 그러셔서 눈물을 닦고 아난다로 갔다 ‘ 는 내용이었다.
젊은 친구들은 일찍 호텔에서 벗어나 아침의 정기를 받으며 어딘가를 가겠다고 했다. 난 왜 그들처럼, 스스로 찾아가는 여행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지 안타깝고 허전했다.
배가 아팠다. 어제 먹은 밥에서 탈이 난 것일까?
그래, 어차피 그들과 나갔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줬을 테고 나도 괴로웠을 터이다. 어차피 안 나간 것이 다행이라고 애써, 정말 무지하게 애를 쓰면서 나를 달랬다.
바강, 왜 일까? 특별히 불교 신자도 아니고, 어떤 지식도 관심도 아무것도 없었던 내가, 왜 가방을 그리워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수많은 사원에 서려 있을 많고 많은 이야기들이 날 잡아 끄는 모양이다.
11시 체크아웃 시간에 일행을 만났다. 샘은 쇠샨도 파고다와 아난다 파고다를 다녀왔고, 두 어린 친구들은 아난다 파고다를 다녀왔다고 한다. 아난다 파고다에 가서 1년에 한 번 있는 큰 불교 축제를 보고 왔다고 한다. 무조건 돌아다니면 뭐라도 보고 오는데 난 그 중요한 축제를 못 봤다. 그러나 괜찮다고 배가 아팠으니 어차피 가보았자 고생했을 거라고 자꾸자꾸 갈 수 없었던 이유를 대며 나를 위로했다.
바강 공항은 숙소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었다. 공항은 매우 작 f아서 시골의 버스승강장 같았다. 탑승시간이 많이 남아서 터미널을 둘러보니 칠기 그릇을 전시해놓았다.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 수공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란다. 어제 가이드가 칠기 만드는 것 보겠느냐는 말에 한 마디로 거절했던 것이 못내 아쉽다. 비행기 아래로 바 강의 아름다운 나무와 들판이 나타났다. 안녕 바강이여. 내 언제 널 만나러 다시 올지 모르겠구나.
바 강에서 양곤까지 골든 미얀마를 타고 1시간 10분을 날았다.
양곤에 도착해 호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 호텔로 돌아왔다. 바나나 하우스 사장님이 저녁을 먹으러 오라 했단다. 점심을 건너뛰었던 터라, 배도 고프고 사장님 집의 밥이 워낙 맛이 있어 우르르 몰려갔다. 일행들은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 한다. 그만큼 넉넉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샛노란 대문이 눈에 들어오고 안으로 들어서자 두 마리의 개가 누워 자고 있었다. 정원에는 한국 여행자들로 북적였다. 전북대에서 30명의 학생들이 봉사 활동하러 왔단다. 한 학생은 혼자 18일 동안 미얀마를 돌고 사장님이 밥 먹으러 오라 하여 왔단다. 탑승 시간을 보니 우리와 같은 비행기로 돌아간다. 고생 많았냐고 물으니 고생은 말도 못 할 만큼 했다고 한다. 고생한 만큼 얻은 것도 많았을 것이다.
신선한 상추에 맛있는 밥과 삼겹살 그리고 김치를 얹어 입이 터지게 먹었다. 모기가 발가락을 물었다. 다른 지역은 별 모기에 대한 기억이 없는데 이곳 양곤은 모기가 많은가 보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비빔밥을 해 주겠다며 내일 점심 먹으러 오란다.
참 정도 많은 분이다.
작별 인사를 마치고 우리가 양곤에 왔을 때 맨 처음 가 보았던 쉐다곤 파야를 다시 갔다. 다시 보아도 황홀하고 웅장하다. 오늘이 미얀마 독립기념일이고 보름날이기 때문에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저곳에서 강연도 하고 기도도하고 기념사진 찍은 스님들도 많았다. 난 이게 마지막 미 dis마 여행이란 비장한 각오로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를 고정하고 숨을 멈춘 후 황금 종탑을 카메라에 담았다.
호텔로 갈까 꼬치 시장을 갈까? 난 호텔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치는 두 친구는 꼬치 시장을 가고 싶다 했다. 그래서 꼬치 시장을 갔다. 시장 입구는 웬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구름 떼처럼 사람들이 몰려다녔다. 꼬치 굽는 냄새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유럽 여행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꼬치집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꼬치와 맥주를 마셨다. 오늘이 미얀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그동안 고생하신 선생님께 박수를 쳐드렸다. 와 와 하며 손들 높이 들고 활짝 웃는다. 이렇게 미 dis마 여행이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