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핑투어
<코타키나 발루 여행기 4탄>
♡ 2023.01.27. 여행 둘째 날, 호핑투어
동이 트고 있었다. 추상적인 형태의 검은 실루엣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가까이 보니 저 아래에서부터 키 큰 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는 정글이다. 우리의 숙소는 밀림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정글을 보며 잠드는 기막히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아침밥은 7시 30분에 먹는다, 우린 씻고 화장을 예쁘게 하고 드레스로 갈아입고 식당으로 향했다. 김치, 단무지 무침, 양상추, 어묵볶음, 잡채, 미역국, 호박전으로 차려진 밥상이다. 그리고 후식으로 파파야와 수박이 나왔다. 다른 한쪽의 식탁에는 골프 치러 온 일행이 밥을 먹고 있었다
오늘은 가야섬과 사피섬에 가서 호핑투어를 할 것이다. hopping은 한 곳에서 다른 쪽으로 폴짝 뛴다는 뜻인데, 바다를 돌아다니며 스노클링도 하고, 페러세일링, 씨워킹도 하는 ’ 바다 위의 소풍‘을 말한다. 물놀이용 래시가드로 갈아입고 크록스 슬리퍼를 신고, 올리비아 하우스의 미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말레이시아는 운전석이 우리와 반대다. 그래서 가끔 놀랜다. 코너를 돌 때는 마주 오는 차와 정면 충돌할 것 같아 비명을 지른다.
우린 제셀톤 포인트에서 내렸다. 제셀톤이란 이름은 19세기말 코타키나발루의 시내를 부르던 이름이다. 이후 이곳은 코타키나발루의 페리터미널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인근 섬으로 가는 보트의 선착장으로 사용된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입구 양쪽으로 간이식당들이 쭉 도열해 있고, 물놀이온 사람들로 붐빈다. 날씨는 후덥지근하다. 보트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니, 열대우림과 에머럴드 빛 바다와 눈부신 해변이 나타난다. 그늘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안전요원의 주의를 듣고 잠시 후에 페러세일링을 하러 갔다. 패러세일링은 낙하산을 이용해 모터보트로 가속해 사람이 떠오르게 하여 바다의 풍광과 스릴을 느끼게 하는 수상 레저다.
먼저 다정과 소온이 탔다. 라이프재킷을 먼저 입고, 여러 쇠고리로 낙하산에 우라를 묶었다. 그리고 모터보트가 부웅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서서히 낙하산은 둘을 들어 올렸다. 낙하산은 예쁜 노란색에 스마일 표정을 하고 있어 보는 내내 즐거웠다. 다음엔 혜율과 내가 탔다. 낙하산의 높이를 조절하는 선원이 우리를 하늘에 올렸다. 물에 빠뜨렸다 한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나는 기분은 꽤 괜찮다. 가인은 전에 타 본 적이 있다면서 혼자 탔다. 가인이 착륙하던 중 무릎을 좀 다쳤다.
그리고 점심을 먹었다. 가지 졸임, 짜장면 볶음, 밥, 새우 샐러드, 옥수수와 수박이 나왔다. 이곳에 와서 과식은 못했다. 안 한 게 아니라 못했다, 아주 적당한 양을 주기 때문에, 과식할 수가 없다. 그래서 좋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씨워킹을 하러 갔다. 배 아래쪽으로 쇠로 된 계단이 걸쳐져 있는데 나보고 내려가란다. 엉? 그냥? 이게 뭐지? 내가 맨 앞에 있었기 때문에 하라는 대로 계단을 밟으며 바닷물로 들어갔다. 배 위에서 머리 위로 묵직한 헬멧을 씌워줬다. 그리고 밧줄을 따라가라 하였다. 바닥은 울퉁불퉁하여 좀 겁이 났다. 턱까지 물이 올라왔으며 헬멧 안으로 산소가 공급되며 물은 들어오지 않았는데 넘어지면 헬멧 안으로 물이 들어온단다.
수심 5미터 깊이로 들어간다고 했다. 한쪽 귀가 찢어지는 듯 아프다. 한쪽 손을 헬멧 안에 넣고 코와 입을 막고 코 풀 듯 바람을 부니, 귀가 덜 아팠다. 수시로 펌핑을 했다. 한 명 한 명 다 들어온 다음, 잠수부가 물고기 모이를 우리 손에 놓아주었다. 손을 펴는 순간, 금방 사라져 버렸다. 다시 모이를 주길래 엄지와 검지로 집고 물고기를 오래 붙들고 있으려 했다. 그러다 물고기에게 물렸다. 쪼그만 녀석이 물었는데 악 소리 나게 아팠다. 잠수부가 먹이를 주니까 물고기들이 몰려들었다.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니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손을 내밀어 보았지만 잡힐 리가 없다.
씨워킹은 그리 오래 있지 않아서 이제 그만 배로 올라오라는 시늉을 한다. 참 다행이라 고 생각했다. 가인은 너무 재미있어서 더 있으려 했는데 나가라고 해서 아쉽다고 했다. 선착장 근처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조난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힘 안 들이고 오래 버틸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을 하며 깔깔댔다ㆍ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으러 시내로 나갔다. 사장님은 해산물을 먹으려면 imperial seafood restaurant이 좋다 하였다. 우린 수족관에 불안하게 담겨 있는 왕새우, 가리비, 오징어, 가재를 사서 요리를 부탁했다. 중국식 돌돌 돌아가는 유리판 위로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맛있어, 맛있어를 외치며 즐거워했다. 맥주도 한잔씩 마셨다.
대형몰인 사바 센터 포인트에 들러 환전을 하고 야 시장에 들러 망고와 사과인 줄 알고 샀던 하얀 배와, 요구르트, 과자를 사들고 올리비아 하우스에 카톡으로 우리 좀 태우러 와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대형몰 입구 옆에 SOULed OUT이라는 조그만 클럽이 있었는데 육중한 몸의 여 가수가 밴드에 맞추어 노래를 부른다. 카페 벽엔 이런 문구가 밝게 빛난다. “PARTIES END BUT MEMORIES WILL LAST FOREVER”.
숙소에 돌아와, 망고와 배를 먹고, 과자를 먹자, 약 좋아하는 다정이 영양제를 나누어준다. 비타민 디, 씨, 마그네슘, 눈 영양제, 위장약, 분말 요구르트, 머리숱 많아지는 약. 어떤 것이 좋을지 모르니 다 먹자는 것이다. 배 부른 상태에서 그 약을 다 먹으니, 속이 부담스러워 잠이 안 온다. 가인이 우리에게 꽃 양말을 하나씩 선물했다. 땡큐, 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