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에서 무슬림 되어보기
<코타키나 발루 여행기 5탄>
♡2023.01.28.
여행 셋째 날, 이슬람 사원에서 무슬림 되어보기
어제 우리가 나간 사이 모든 짐들은 새로운 방으로 옮겨졌다. 1호 집은 9개의 방이 있었고 우린 1층과 2층으로 떨어져야 자야 했다. 그리고 어제부터는 2호 집인 완전 독채에서 지내게 된다. 집이 5 각형인지, 6 각형인지 모르겠으나 방과 거실이 다각형이어서 재미있다. 집의 구조가 특이해서, 집주인이 설계하였나 물어보니, 그건 아니고 전에 다른 사람이 민박을 운영하다 잘 안되어 방치되었던 것을 구입하였단다. 처음엔 볼 수 없이 엉망이었는데 올리비아 부부가 새로 인테리어를 했단다. 그 집은 침실 2개, 거실 하나, 부엌 하나, 화장실 2개, 도우미방 하나가 있다. 창밖은 정글이이고, 베란다는 빨래 말리기 좋게 햇살이 가득하다.
가인이 음양탕을 한잔 가져다주었다. 뜨거운 물 6과 차가운 물 4로 이루어진 음양탕은 몸의 독소를 배출하고 장의 운동을 촉진해 준단다. 나도 전에 마셨던 건데 그동안 잊고 있었다.
아침 먹기 전에 산책을 나갔다. 잠시라도 서 있으면 모기의 공격을 받는다. 모기는 물렸을 때 간지럽다고 긁으면 한없이 긁어야 해서 가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그냥 꾹 참았다.
올리비아하우스의 미니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시티투어를 할 것이다. 운전기사는 오전 내내 우리를 태우고 다니며 포토존을 찾아 우리를 세우고, 자세를 알려주고, 좀 더 늘씬한 다리를 만들어 내고자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어 주었다. 우리의 다리가 늘어나고 키가 커져서, 사진을 보고 기쁨의 박수를 쳤다. 그런 우리를 보니 그도 행복하다 하였다. 투어가 끝나고 헤어지기 직전, 그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 이스마엘‘, 그의 이름이다.
성경에서 이스마엘의 탄생은 다음과 같다. 기독교에 말하는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 사이에 자손이 없었다, 사라가 자신의 여종 하갈을 아브라함에게 주어 그 사이에서 이스마엘이 탄생한다. 그 후 사라도 이삭을 낳는다. 이스마엘이 16세 때 이삭을 조롱하였다는 이유로 아브라함은 떡과 물 한 부대를 내어 주며 하갈과 이스마엘을 쫓아낸다.
그들이 광야에서 기진했을 때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 물을 얻게 하고, 이스마엘로 한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고 약속을 한다. 이삭의 혈통은 기독교로 연결되고 이스마엘은 이슬람교의 뿌리가 된다.
처음에 간 곳은 툰스타파 빌딩 (구 사바 주청사)다. 30층짜리 건물인데 이탈리아의 리닝타워, 피사의 사탑처럼 오른쪽으로 7도 기울어져 있어, 빌딩을 미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다른 때는 다섯이 함께 사진 찍기가 어려웠지만 이스마엘이 있으니 다섯 명이 함께 찍을 수가 있다.
다음엔 핑크모스크, 이곳은 무슬림만 들어갈 수 있는 사원이다. 핑크 모스크의 벽체에 기대어 찍은 5명의 사진은 정말 마음에 든다. 이스마엘이 아니었다면 생각해 낼 수 없는 포토존이다. 핑크모스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피곤해진 우리는 킹 망고주스를 사 먹었다. 생 망고와 간 망고, 코코넛 등을 섞어서 만든 망고 슬러시인데, 와, 그 맛 정말 일품이다.
다음엔 블루모스크에 갔다. 블루모스크는 무슬림 복장을 입으면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옷 빌리는데 5링깃, 입장료 5링깃이다. 합치면 우리 돈 3천 원이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순서를 기다렸다가 옷 대여방에 들어가자, 서양 사람들을 위한 길쭉한 옷과, 우리들이 입을 만한 크기의 옷들이 나뉘어 옷걸이에 걸려있었다. 옷을 골라주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주는 대로 입을 수도 있고 내 마음대로 골라도 된다. 다정, 혜율, 나는 붉은 계통의 옷을, 소온은 연두색 옷을, 가인은 블루블루한 비단옷을 골랐다. 가인은 순식간에 아름다운 페르시아 공주가 되었다. 블루모스크와 블루의 페르시아 공주는 아주 잘 어울렸다.
점심은 올리비아 사장님이 추천한, 판면을 먹었다. 이스마엘도 함께 먹자고 하나, 자기는 들어갈 수 없단다. 왜? 이슬람들은 돼지고기를 안 먹는단다. 엄마, 이게 무슨 일이야. 그는 우리가 올 때까지 차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판면은 제주도에서 유명한 고기국수와 비슷하다. 면과, 얇게 저민 돼지고기, 건새우, 계란 하나가 반으로 나뉘어 있다. 맛은 있다. 그런데 양이 너무 적다. 두 배는 해야, 우리나라에서의 한 그릇이 나올 것 같다. 그 자리서 한 그릇 더 시키고 싶었지만, 우린 또 거리를 돌아다니며 주전부리를 할 거니까 하며 식당을 나왔다
식당을 나와 마사지샵에 갔다. 파라다이스 마사지 샵, 젊은 한국여자가 주인이다. 지금까지 했던 마사지 통틀어 최고다. 난 태국 마사지보다 좋은 마사지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마사지 방에는 2명씩 들어간다. 어두워서 부끄러움 없이 옷을 갈아입을 수 있고, 적당한 온도와 잔잔한 음악이 심신의 피로를 풀어준다. 90분 동안, 진심이 느껴지는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 후 모두가 좋다 하여 다음날도 가자고 했다.
점심때 못 채운 배를 채우러 보르네오 치킨을 찾아 나섰다. 지리를 잘 찾는 소온이 구굴맵을 켰다. 치킨 찾아 많이 걸었다. 치킨 맛은, 뭐 그냥, 치킨이다. 찾아다니며 먹을 정도는 아닌데 종업원들이 너무 친절하다. 이 나라 사람들 좋다. 서양 사람들처럼 날카롭지 않다.
비가 왔다. 비를 피할 겸 스타벅스에 들렸다. 사람들이 붐빈다. 우린 워터프런트에서 석양을 볼 계획인데, 어제도 날이 흐려 못 보았고, 오늘도 비가 와서 못 볼 것 같았다. 비가 좀 그치자, 그래도 어찌 될지 모르니 가 보자고 하였다. 워터프런트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속이 후련하다. 코타의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좀 전에 비도 오고 구름도 잔뜩 끼었었다, 미심쩍었던 석양이 서서히 내려오며 구름을 뚫고 하늘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 시뻘겋다. 좋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