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여행기 3탄>

돈 받는 화장실과 사파로 가는 길

by 프레이야

<사파여행기 3탄> 5만 동짜리 새벽

2026.01.12일 새벽


하노이 공항의 이름은 노이 바이였다(Noi Bai International Airport). 공항을 빠져나왔으니 사파행 캐빈 버스를 찾아 타야 한다.


티켓에는 친절하게 적혀 있다.

“9번 기둥. 22시 46분.”


가보니 각 기둥 앞에는 택시만 있고, 아무리 생각해도 버스가 설 자리는 아닌 것 같다. 이 기둥 저 기둥을 기웃거리다. 가인이 "저기다 저기. 저기에 버스가 있다." 하였다. 공항 출구에서 나와 왼쪽으로 걷다가 또 왼쪽으로 돌아보면 거기에 버스들이 서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차표를 보여주고 이곳이 맞냐고 물었다. 아니요. 저쪽입니다. 그래서 우린 저쪽으로 또 우르르 갔다. 거기가 맞냐고 물어보면 모르겠단다. 저쪽으로 가보세요. 한국 가이드를 찾아라. 그래 그렇게 하자. 한국 가이드가 있었다. 그도 잘못된 장소를 알려줬다. 주변 베트남인과 공항 주변에 진을 치고 있던 택시 기사들에게 물어본다. 예 이 택시 사파까지 갑니다. 아니요. 우리 차표 다 끊었다고요. 슬리핑 버스 어디서 타냐고요? 그도 모르겠단다.


이 사람 말 듣고 1번 기둥으로 갔다가 아닌 것 같아서 9번 기둥으로, 또 저 버스 있는 곳으로 우리 차가 올까 싶어 정류장 쪽으로. 큰일 났어, 버스시간이 지났어. 모두 초긴장 안절부절이다. 공항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째 그걸 모를까? 다시 1번 기둥 가서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슬리핑 버스 기사가 우릴 찾으러 왔다. 차표를 확인하고 우리를 버스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버스를 탈 때는 버스회사에서 주는 검은 비닐봉지에 신발을 넣고 각자 들고 들어간다. 버스는 2층으로 되어있다.


나는 언니라서 아래층.

다정이도 아래층.

위층엔 혜율, 소온, 가인.


여행 일정을 짜고 모든 예약을 대신해 준 가인의 아들은 "엄마, 엄마가 아래쪽 차지해. 위쪽은 흔들려."라고 말했다 하며 " 내가 아래층 차지할 군번이냐고!" 하여 모두 웃었다. (가인이 우리 다섯 중 가장 영(young)하다)


처음 타보는 침대 버스라 설레었다. 버스 안에는 푸르스름한 불빛이 흐르고 칸칸이 나누어진 캡슐 안에는 전기 코드와 티브이, 뭔지 모를 리모컨 같은 것이 있다. 물 한 병이 모퉁이 벽에 끼워져 있고 모포와 베개가 있다. 바로 맞은편에 다정이가 있어서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주었다. 위층 친구들도 찍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찍은 사진이 더 재미있어 보인다. 모두 커튼을 닫고 자리에 누웠다.


차가 움직인다. 사파까지 약 6시간 걸리고 도중에 화장실 가라고 두세 번 정차한다. 이동은 늘 그렇듯, 시작하는 순간엔 설레고 중간부터는 버티는 일이 된다. 차 안이 춥다. 몸을 애벌레처럼 웅크린다. 차가 덜컹거리고 시끄러워 잠이 안 온다.


두 시간쯤 지나서 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한다 25분 쉰다고 한다. 휴게소는 과자, 과일, 식당, 화장실이 있다. 날이 춥다. 새벽이기도 하고 베트남 북부 이기도 하다. 화장실 사용료는 50,000 VND(5만 동, 우리 돈 환산 250원)이다. 휴게소를 구경하다 과자를 하나 사서 다정이와 나눠 먹었다. 차는 다시 출발한다. 괜히 과자를 먹었는지 속이 메스껍다.


잠은 안 온다. 또 두어 시간 가다 또 휴게소에 섰다. 추워서인지 또 화장실을 가고 싶다. 화장실 사용료를 가져가야 하는데, 총무 혜율을 깨울 수 없어 그냥 간다. 새벽 3시 몇 분쯤이다. 이 시간에 지키려고?

뜨악, 난 모르는 척 화장실로 향했다. 지킴이 여인이 날 불러 세운다.


"Money? I don't have money." 하며 '그런 게 있었어? 난 몰랐는데.'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여인은 인상을 팍 쓰더니 들어가라고 고갯짓을 한다. 난 들어갈 때도 땡큐 땡큐, 나와서도 땡큐땡큐하며 굽신굽신했다. 그 여인은 알았다. 잘 가거라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위엄 있게 내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로부터 2시간쯤에 버스는 사파에 도착했다. 새벽시간, 버스 안내방송에서는 목적 호텔까지 태워 준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한 여인이 다가와 신차이 에코롯지는 버스의 운행 범위에 들지 않으니 택시를 타고 가란다. 택시 하우 마취? 우리 돈 14500원이다. OK ,

하니, 기사가 번쩍번쩍 우리 여행 가방을 트렁크와 택시 지붕 위로 올렸다. 숙소까지 한 20분 걸린듯하다. 와, 가는 길이 참 험하다. 그들이 이런 곳에 가 준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은혜를 베푸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갈길, 콘크리트 깨진 길, 한쪽이 푹 꺼져 좁아진 길을 덩커덩 거리며 높이 높이 올라갔다.


우리의 숙소 <신차이 에코롯지>에 도착한 시간은 12일 오전 5시 40분, 차가운 공기, 밤안개가 자욱해 호러 느낌도 좀난다. 하늘엔 별이 보인다. 저거 별이지? 안내 데스크에 들러 직원을 불러내어 얼리 체크인과 조식을 예약하고 모두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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