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 1.17. Kajuraho
오전에 자전거 릭샤 타고 상쾌한 공기를 가르며 학교 방문에 나섰다. -카주라호 경찰서, 인도 항공사, 큰 간디 상, 그 앞에 작은 네 루상, 버펄로, 병든 개, 염소들.
학교가 가까워 지자 , 꼬마들이 몰려들었다. 어디서 왔냐, 이름이 뭐냐, 볼펜 있나, 그럼 초콜릿은? 때가 덕지덕지 끼었지만 맑고 또랑또랑한 아이들이 이쁘기만 하다. '우린 너희 줄려고 볼펜 많이 가져왔어. 너희 선생님께 드리고 갈 거야.' 준비성 있는 배 선생님은 볼펜 한 주먹을 가져오셨고 여행사 측은 공책을 준비해 왔다.
1층은 유치원생, 2층은 초등 1,2년생이 있었다. 11시에 다른 학년이 공부한다고 한다. 이곳엔 책걸상이 없다. 한 어린이가 토굴 같은 교실에서 큰 소리로 A, B, C... 를 외쳤다. 그 귀여운 모습에 우린 큰 박수를 보냈다. 이뻐 죽겠다.
교실 밖으로 나오니 이웃 꼬마들이 나와서 친구라 하며 취미로 볼펜이나 한국동전을 모으니 달라한다. 100짜리 하나를 주니, 다른 주머니도 한번 찾아 보라 한다, 더 있을지 모르니....'없어, 임마' . 나중에 보니 이곳저곳에서 얻은 한국동전을 인도 루피와 바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요 쪼그만 것들이 벌써부터 술수를 쓰고 있어.'
카주라 마을은 브라만 계급 마을, 크샤트리아, 수드라, 하리잔의 마을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들은 소를 성스럽게 여겨 소의 오줌으로 집의 입구를 청소하였다. 브라만 계급의 집을 구경하고 집주인은 우리를 그들의 가게로 인도했다. 아마 이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나 보다. (낯선 사람에게 우리 집 구경시켜 줄게→우리 가게 구경할래? →우린 진정한 친구야. 내 가게에서 물건 좀 사.) 그것이 물건 팔려는 하나의 상술이지만,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절대 화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다.
'1시 40분에 출발하려던 바라나시행 비행기가 1시간 연착되었으니 2시 40분까지 로비로 나오세요.' (2시 40분에) 비행기가 언제 올지 모르니 3시 30분까지 나와보세요.
공항 대합실에서 짐 수색하는데 3시간, 지금은 6시 20분, 그러나 비행기는 지금 상공을 떠돌고 있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착륙을 못한다는 것이다. 공항직원 2명은 승객의 질문에 대답하기 바쁘다. 멕시코 모자를 쓰고 검정 옷을 입고 긴 숄을 두른 키 큰 이탈리아 남자는 어이없다며 공항을 왔다 갔다 한다. 그 모습이 코미디다. 그 큰 덩치에 말씨는 여자. 기다림에 지친 군중들이 일어서기 시작한다. 서넛이 뭉쳐 이 사태에 대해 성토한다.
모 대학 교수님이라는 여자분, 우리 인도 가이드에게 영어로 말을 걸고, 우리 미끄럼 "한국말로 하세요." 우리 모두는 웃었지만 그 교수님은 자신의 능력이 되는데 까지 영어로 중얼중얼. 인도 가이드는 우리말로, 그 교수님은 영어로, 그러고 보니 그녀는 그녀의 한국인 가이드에게까지 영어로 말한다. 저 불굴의 투지.
잠시 후 비행기는 못 떠난다 한다. 바라나시로 돌아가 버렸다나. 이 좋은 날씨에 착륙을 못하다니 어이가 없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버스 타고 바라나시로 간다 한다. 15시간을 , 그것도 야간에, 비행기로 30분을 갈 것을. 밤새 가면 내일 오후 2시에 도착한다고.
긴급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일은 99.9% 비행기를 탈 수 있답니다. 야간에 15시간 버스 타는 것도, 불확실한 내일 비행기를 선택하는 것도 모두 도박이라고 여행 인솔자 K는 말한다. 결국 우리는 호텔에서 하루 더 자는 걸로 결론이 났다. 내일 1시 10분에 정확히 비행기가 뜰지도 모르겠고 뜬다 하더라도 오후 5시 35분 아그라행 야간열차를 타야 하므로 이 여행의 핵심일 수 있는 갠지스강 코스가 빠질 수도 있다 한다. '안 되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갠지스강은 꼭 보아야 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사파리 투어를 신청했다. 카주라호는 너무 작아 더 둘러볼 것도 없다.
신이 비행기를 우리에게 보내주지 않은 이유는 (내 생각)이 곳을 떠나기 전 나라얀에게 한번 가보라는 뜻일까? (황 선생님 생각) 아니, 사파리 투어를 하라는 신의 뜻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