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금을 울리는 라만따 연주

by 프레이야

Jan. 22nd, 2003 Pushicar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으니 발코니를 통해 수영장을 청소하는 이들의 부지런한 모습이 성스럽기까지 하다. (바바 하리 다스-성자가 된 청소부)

푸시카르는 라자스탄주에 있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사막지역이다. 구걸하는 사람도 없고 거리도 깨끗하다. 힌두교의 브라 마신을 모신 힌두교 사원을 갔다. 사원 뒤로 스위스의 풍경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마을이 있다.



띠리리리리~띠띠~ , 한 소년이 라만따를 연주 하며 쫒아온다. '이 녀석 분명히 꿍꿍이 속이 있지.' 모르는 척하고 다른 데로 가버릴까' 하지만 난 그 음률이 너무 좋고 한 번 연주해 보고 싶었다. "한번 만져보면 안 될까?" 그 소년은 ok 하고 연주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악보 없이 아무렇게나 활을 움직여도 아름다운 소리가 나왔다. 아말란(그 녀석 이름)은 황선생님과 나를 위해 연주를 했다. 지나가던 인도 여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미소를 보낸다. 감사의 뜻으로 10루피 (250원)를 주었다. 그 녀석은 짜파티가 먹고 싶다 하여 그 아이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으로 가서 밀 짜파티 3개를 15루피에 사주니 받자마자 굿바이하고 가버린다.

우린 시장 구경을 하였다. 파슈미나, 비단, 면 종류의 옷, 모포, 군것질거리 튀김집, 그 외에 조잡한 상품 가게...

시장에서 돌아와 버스 있는 곳으로 가던 중 아말란을 다시 만났다. 아는 척을 하며 반가워한다. 아말란을 찍으니 그의 친구들이 몰려들고 포즈를 취해준다. 다 함께 각자의 라만 따를 연주 하며.


낙타를 타기 위해 그곳을 벗어나자 이 꼬마들이 졸졸 쫓아오며 뭐라 하는데 영 못 알아 들겠다. 뒤에서 오던 선생님이 '비스킷'이라 한다. '아 '비스킷'이었구나. 내 귀가 어떻게 된 걸까? 왜 이리 말을 못 알아듣지?' 이 녀석들아 , 가서 공부나 해!


낙타가 무릎을 꿇고 기다리고 있었다. 황 선생님과 한 조가 되어 낙타에 올랐다. 낙타 몰이 군은 몸을 뒤로 젖히라 한다. 낙타는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일어났다. 낙타 높이 약 3미터. 낙타가 일어서면서 갑자기 내 몸이 붕 뜨며 땅으로 메다 꽂히는 것 같이 두려워 소리 질렀다. "엄마야~"


일단 걷기 시작하자 착한 낙타는 뚜벅뚜벅 그의 길을 갔다. 강렬한 사막의 태양에 몸이 따갑다. 사막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열대성 푸른 나무가 사막을 아름답게 한다. 이곳은 11월에 낙타 축제가 있어서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방을 얻을 수 있다. 여기저기 호텔,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눈에 띈다. 말이 호텔이지 민박 수준이 많다.


서두를게 뭐가 있냐는 듯 태평스러운 소, 팔자 좋게 낮잠 자는 개,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멧돼지들, 오토바이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 젊은이들, 시커먼 매연을 내뱉으며 달리는 버스. 교실밖에 오물오물 앉아있는 초등학생들. 모든 것이 한없이 평화로운 모습들이다. 나는 인도에 있으면서도 인도가 그립다. 착한 낙타야. 고마워. 날 이렇게 호강시켜줘서. 낙타 몰이 아저씨 고맙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숙자 샘, 수혜 샘과 그네를 타며 휴식을 취했다. 실내는 좀 촌스러워도 정원은 너무나 잘 정돈되고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호텔 앞에는 키가 작고, 흰옷을 입고 머리에 노란 천을 둘둘 말아 두르고 한 손엔 창을 들고 서 있는 수문장이 있다. 수문장이 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그는 어제 우리가 캠 화이어를 할 때도 추위에 아랑곳 않고 문을 지키고 있었다. 새벽에 말이다.


우린 아지메르 역으로 가기 위해 마차를 타야 했다. 관광버스는 역에 접근 금지. 마부들의 생계를 보장하려는 정부의 정책. 마차 한 대에 6명씩 타고, 마부와 그 마부의 조수 이렇게 8명이 탔다. 우린 8시 20분 출발 델리행 야간열차를 타야 한다. 우린 가이드 보조 라즈에게 우리의 짐을 모두 맡겨놓고 저녁을 해결하려 fast food점으로 향했다. 돌아와 보니 각자 자기의 가방을 끌고 역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기차가 미리 와 있다는 것이다. 기차를 놓칠까 봐 죽어라 뛰었다. 정신없이 기차 옆으로 왔다. 여행 인솔자 k와 인도 가이드 비끄럼은 시간 전에는 절대로 기차가 떠나지 않는다고 자기 말 좀 믿으라 한다.


라즈는 우리가 식당에 있는 동안 기차가 도착하자 안절부절못했다. 속은 타고 시간은 가고 우리 팀이 돌아오는 것을 본 순진한 라즈는 급한 마음에 가이드 보조의 신분을 망각하고 우리 팀을 이끌고 정신없이 뛰고 , 뒤 따라오던 TC 와 비끄럼은 무슨 일인가 싶어 뛰어오고. 우린 그때부터 두 번이나 역에서 뛰게 만든 라즈를 '우리 라즈'라 부르게 되었다.


이 열차는 내일 새벽 6시에 델리 역에 도착할 것이다. 우리 칸에는 인도인 가족 4명이 타고 있었다. 아버지는 생명보험회사에, 누나는 전화 교환원, 남동생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라 하는데, 아버지의 말은 그런대로 이해가 되는데 아들의 말을 잘 못 알아듣겠다. 수준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닌데... 알아들으려고 신경을 썼더니 머리가 아파와 2층으로 올라가 잤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델리역의 무임승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