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이 제헌절이라 간디 화장터와 대통령궁, 인도문은 들어갈 수 없었다. 밖에서만 보았다.
올드델리로 향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델리에 별 볼 것이 없다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눈에 확 들어오는 붉은 사암의 멋진 성 Red Fort, 그 장중한 파노라마가 멋지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 사원의 계단으로 올라갔다. 넓은 광장이 나오고 광장엔 비둘기나 날아다녔다. 이슬람 양식과 힌두 양식이 멋지게 어우러진 샤자한의 예술적 안목과 능력에 존경과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이곳은 뉴델리와는 다른 볼거리가 많이 있었다.
오후엔 월자 샘과 인도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라즈가 우리를 영화관까지 데려다준다 한다. 12시 30분이 영화 시작이라 한 손에 햄버거와 감자튀김, 다른 한 손에 콜라를 들고 라즈를 기다렸다. 잠시 후 비끄럼과 함께 나오는데 비끄럼이 라즈에게 극장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라즈는 극장의 위치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도중에 거지 아이가 내 손을 잡으며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달라한다.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별로 배가 고프지도 않았고 몇 시간 후에 저녁을 먹으면 되긴 하지만 빵을 한번 물어뜯었고 콜라를 한 모금 빨아서 , 먹던 것을 줘도 될지가 의문이다. 라즈는 거지 아이에게 '어비'하며 쫒아 버리고 우리에게 접근을 못하게 한다. 라즈는 지나가는 행인을 붙들고 가며 가며 길을 물어보더니 안 되겠는지 릭샤를 불렀다. 영화관에 도착해 라즈가 우리 대신 영화표를 끊어 주었다. (특석 100루피)
컴컴해서 내부시설이 좋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음향은 끝내준다. 재미있다. 3시에 끝난다고 했는데 막상 끝나고 보니 3시 10분이다. 미끄럼이 코넛 호텔 입구에서 3시 10분까지 기다린다 하여 오토릭샤 타고 호텔로 달렸다. 거의 호텔에 도착할 때쯤 월자 샘이 비끄럼을 보고 급히 세워 우리의 도착을 알렸다. 모두 왔는데 두 사람이 오지 않아 걱정했나 보다.
우리 라즈는 우릴 데리러 극장으로 떠났고 TC는 라즈 찾으러 가고... 호텔에서 영화관까지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라즈는 걸어서 갔을까. 가면서 얼마나 속이 탔을까. 라즈, 고생시켜 미안해.
델리의 서남쪽에 있는 비끄럼네 집을 구경 갔다. 아파트였는데 방이 4개 있었다. 85세 된 할머니, 부모님과, 작은 아버지네 가족 4명이 한 집에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일본어로 인도 가이드를 하셨고 비끄럼에게 한국어 가이드를 권유하셨다는 그의 아버지는 시크교 고유의 터번을 두르고 사람을 다루는 솜씨가 세련되었다.
활달해 보이는 그의 아버지에 비해 교사생활을 하다 퇴직하여 연금을 받고 계시다는 어머니는 정숙해 보였다. 넉넉한 인상과 대가족이 한 아파트에서 정답게 사는 것이 인상적이다. 조카가 둘 있었는데 남자아이는 어쩜 그렇게 비끄럼 닮았는지 웃음이 난다. 여자 조카는 태도가 당당했다.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것이 자기와 같다고 비끄럼은 말한다.
식당에서 마지막 식사를 함께 하고 공항으로 이동. 그동안 우리와 함께했던 인도인 가이드 미끄럼과 가이드 보조 우리 라즈와 작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