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에서 인천으로

by 프레이야

2003. 8월 4일 - 천진에서 인천으로
아침 10시 40분에 호텔을 나와 천진으로 향했다. 오늘의 일정은 비행기 타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여유로운데 무엇하러 첫날과 둘째 날 그렇게 강행군을 했나 모르겠다. 그리고 북경에서 구경을 했으면 북경에서 비행기를 탈 일이지 뭐하러 천진 가서 비행기를 타?

차에 오르자마자 화장실 생각이 났다. 1시간 30분 걸린다니까 좀 참아보지 뭐. 계속 창밖을 보았다. 휴게소가 어디쯤 있을까? 처음 출발지 조금 지나서 하나가 있었는데 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휴게소는 보이지 않는다. 중간에 대형 고속도로 사고가 2건이나 있어 차가 멈췄다 기었다 한다. 왜 하필 이런 때에. 가이드에게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를 물어도 확신을 못한다. 어느 정도 막힐지 누가 알겠는가. 기고 달려서 거의 천진에 다다랐을 때 휴게소가 하나 나타났다. 휴.

다시 버스 타고 천진에 도착하여 불고기 집으로 들어갔다. 불고기집에 가면 밑반찬이 나오고 불고기가 나오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 가이드하는 말이 여러분이 저와 기사에게 팁을 주셔서 고마운 마음으로, 원래 고기는 포함되지 않은 것인데 고기는 자기가 내는 것이라고 한다.
아~유, 정말.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린지. 그리고 그때 말하길 기사팁 준다고 하더니, 지금은 또 뭐야, 저와 기사에게 팁을 줘서 고맙다고?

천진 공항에서 가이드와 작별했다. 미운 점도 많았으나 헤어지려니 고마운 생각도 든다. 그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우리 17명을 인솔하고 물 사 나르고, 과일 사 나르고, 표 끊고, 고생도 많았다. 우리에게 정답게 대해주셨던 여러 어른들께 인사도 못 드리고 헤어져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난 왜 이렇게 기회를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많을까....

날씨가 너무도 더웠고 에어컨 조차 약해서 항상 땀을 흘리고 다녀야 했다. 더위에 지쳐 유적지에서 메모하기도 귀찮았다. 이제 돌아와 '자신만만 세계여행 중국 편'을 보고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이 여행기를 썼다. 계획 없이 딸이 떼쓰는 바람에 얼떨결에 떠난 북경. 책자도 없고, 아는 것도 없이 가서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몰랐었다. 딸은 자꾸 묻는다. 무엇을 느꼈느냐고? 잘 모르겠다. 느낀 것이 있는지. 그러나 말로만 듣던 만리장성, 자금성과 같은 엄청나게 훌륭한 유적을 직접 보고 왔다는 것에 새삼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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