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78
올해 초, 내 삶에 드라마 같은 장면이 하나 추가됐다.
오래된 친구 한 명이 살던 같은 아파트 단지에, 또 다른 절친이 이사를 온 것이다.
그 순간, 우리 셋은 ‘한 동네 삼총사’가 됐다.
요즘 세상에 이런 우연은 로또 보다도 희귀하다.
하루 걸러 한 번은 누군가의 집에서 모닝커피를 마시고,
쇼핑은 셋이 나란히 돌아다니고,
산책은 꼭 카페까지 이어져야 끝이 난다.
작고 단순한 일상들이, 셋이 함께하니 이상하게 영화 장면처럼 빛난다.
오늘은 복날. 동네 치킨집에서 치맥을 하며 수다를 떨었다.
언제부턴가 대화는 ‘우리의 인생 계획 회의’로 흘러갔다.
나는 오래전부터 품어온 두 가지 꿈을 꺼냈다.
‘학생이 정말 다니고 싶은 대학’을 만드는 총장이 되는 것.
그리고 ‘밀리언셀러 작가’가 되는 것.
친구들은 “넌 진짜 할 것 같다”라며 웃었지만,
사실 나는 이미 이뤘다고 믿으며 살고 있다.
왜냐고? 꿈은 ‘언젠가’의 일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사는 지금’에서 자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총장의 마음으로 학생을 생각하고,
작가의 마음으로 글을 쓴다.
나중에 세상이 나를 그렇게 불러주는 날이 와도,
그건 보너스일 뿐이다.
어쩌면 진짜 행복은
이렇게 친구들과 복날 치맥을 먹으며
서로의 꿈을 눈앞에 있는 일처럼 이야기하는
바로 이 순간에 있는지도 모른다.